흔히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신앙 따로 생활 따로」이다 신앙과 삶이 이원화되어 있어 성당에서 보는 거룩한 모습과는 달리 성당 밖을 나서면 비신앙인과 구분할 수 없는, 경우에 따라서는 한술 더 뜨는 모습을 일컫는 말이다.
원인분석을 보면 전례나 성사 중심의 교육이 생활 교육을 등한시 했다는 지적도 있고, 절대자와 성직자 그리고 평신도 간의 종적인 교류만 있을 뿐 횡적인 만남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 하나는 교회내 문화 부재를 들기도 한다.
사실 주일미사를 마친 대부분 신자들은 성당을 벗어나기 바쁘다. 조금 전 미소를 띠며 평화의 인사를 나누던 형제자매들과도 언제 그랬냐는 듯 등을 돌린다. 어색한 만남으 피하기라도 하려는듯 서둘러 성당 밖을 나선다. 그리고는 어디로 갈까, 무엇을 할까 생각해본다.
미사가 끝난 신자들에게는 더이상 공유할 그 무엇이 없다. 함께 공감대를 지니고 관심과 의견을 나눌 삶이 없다. 전례와 성사만 있을 뿐 문화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성가대 활동이나 주회 후 2차 음주문화도 문화라면 문화다. 그러나 좀더 일상화 되어 있는 생활문화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97년 창단된 전주교구 가톨릭예술단이 지난 9월 11·12일 다시 무대에 올린 뮤지컬 「님이시여 사랑이시여」와 11월 13·14일 대구대교구가 마련한 연극 「달구벌 에파타」는 척박한 교회 문화에 단비를 뿌리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두 무대 모두 수준 높은 공연으로 교회 공연 문화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게 한다.
다양한 문화 발굴이 일상에서의 삶의 문화를 파급시키고, 이러한 교회 문화가 신앙인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을 때 신앙과 삶의 이원화는 줄어들지 않을까 생가해본다.
교회내 문화가 풍요로울 때 신앙인에게 있어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교회라는 의식적인 구분과 행동양식은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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