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과 14일 대백예술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연극 「달구벌 에파타」를 눈물과 박수로 맞아 주었다. 4회 공연동안 1500명 이상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는데, 1회 공연의 경우 대주교님이 함께 해 주셨고 많은 관객들로 좌석이 부족했다.
공연을 보고 자녀를 데리고 다시 온 관객도 있었다. 이는 짧은 기간이지만 지역 연극인들과 주보를 통해 공개모집된 초보배우(신자)들이 서로 아낌없이 나눈 결과이며, 부족함을 채워준 훌륭한 관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연 후 자리에 남아 설문지를 작성해준 283명의 관객들 중에는 가톨릭 신자 외에도 불교 기독교 무교 등의 일반인들이 있었고 초등학교 학생에서 79세의 노신사까지 그 연령층도 매우 다양했다. 공연소감으로 225명이 감동적이다, 43명이 재미있다, 12명이 그저그렇다, 3명이 다소 지루하다고 평했고, 기타 7명은 설문란에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이들은 대구 평신도 중에서 이런 분이 있었다니 놀랍다며, 나라와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매우 감동적이라는 극찬과 더불어 공연에 대한 예리한 비평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이 작품을 본당, 전국, 해외, 북한까지 순회공연하고, 비디오로 제작해 예비자 교리나 비신자용 전교에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는 실로 성령의 은총이다. 8월 중순, 자료조사를 시작으로 9월말 대본이 나오고 대주교님의 공식적 행사 승인이 있었다. 10월에 이르러 실질적 공연 준비에 들어가면서 공연연습, 홍보물 제작·배포, 언론홍보, 협찬 의뢰만으로도 그 시간이 부족했다. 그런데 문제는 티켓 판매의 부진이었다. 공연일에 행사들이 많았고 너무나 짧은 일정으로는 서상돈 아오스딩 선생 기념 연극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교회 안에서 충분한 홍보와 지지를 얻기 힘들었다. 각 단체와 성당의 신부님들, 간부들에게 전화하고 순회하면서 기도와 도움을 청했다. 그 기도를 들으시고 임하셨나보다.
설문의 응답자 모두 이번 연극을 통해 대희년을 준비하면서 문화행사를 통한 선교활동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으며, 다양한 소재로 힘든 생활 속에 살아가는 자신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연극, 청소년들을 위한 연극을 자주 보고 싶고, 스스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문화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다. 가톨릭 문화, 선교! 가톨릭인들의 정신을 살리고, 세상에 알리는 길이다. 예술단을 만들어 각 단체나 성당의 행사에 지원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마련하면 어떨까! 범교구적인 차원에서 문화적 활동에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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