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우리 신앙의 근거다. 이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성경 읽기나 쓰기, 즉 말씀을 생활화하는 다양한 노력들을 이어가는데 큰 힘을 싣고 있다.
예로니모 성인은 그리스도인이 성경을 읽는 것은 하느님을 알고, 나 자신을 새롭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성인은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라며 성경 보급에 앞장선 인물이다. 성인의 말씀처럼 그리스도인다운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하느님 말씀을 알아야 한다.
올해로 성서주간이 26회째를 맞았다. 하지만 ‘읽자’ ‘쓰자’ ‘가까이 하자’ 등의 캐치프레이즈에서 나아가 보다 깊이 있는 실천을 이룬 모습을 찾기란 쉽잖다. 그만큼 우리의 관심사가 자주 성경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성경을 읽고 쓰지만, 왜 그러한 노력을 하는지 종종 잊기 때문이다. 우리가 성경을 읽고 쓰는 근본 목적은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생활 안에서 실천하는데 있다.
말씀의 생활화를 기치로 한국교회 안에서는 다양한 방법의 성경 공부 프로그램이 개발, 확산돼 왔다. 특히 신자들의 냉담과 영성 약화 등이 성경과 교리지식의 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성서사도직’ 성장에 더욱 탄력이 붙었다. 신자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질수록 성경 공부에 대한 열정 또한 증가했다. 그러나 늘 ‘공부하는’ 그 말씀이 정작 삶 안에 얼마나 뿌리내렸는지는 되짚어볼 일이다.
성경 말씀을 실천하는 단계까지 실질적으로 이르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올바른 교육이 권장된다. 특히 연령과 생활환경, 직업 등의 특성에 따라 맛들일 수 있는 보다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교육 방법이 연구, 제시돼야 한다.
어느 시대에, 누구에 의해, 어떠한 방법으로 쓰여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갖가지 해석을 둘러싼 신학적, 문화적, 역사학적 논의 또한 그리 중요하지 않다.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것은 믿음의 영역이다. 교회는 신자들이 성경을 지식으로 접근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이끌어야한다. 함부로 분석하지 않고 말씀을 읽고 깊이 묵상해, 생활 안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함께해야 한다.
연중 마지막 주일과 새해가 시작되는 첫 주일 사이 한 주간. 이 시기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신비를 총체적으로 드러나는 때다. 한국교회는 이 시기를 ‘성서주간’으로 제정해 지내고 있다. 이 주간, 전례력의 마지막과 처음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채우자. 이 말씀은 지식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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