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달인’이란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다. 각 분야의 달인을 소개하는데 창고에서 박스를 정확하게 쌓거나 나르는 사람, 수출되는 헌 옷가지를 기가 막히게 분류하는 아주머니, 밥알 개수를 동일하게 하여 만드는 초밥왕 등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사람의 기술이라고 하기에 어려울 정도의 신기한 묘기를 부린다.
이들이 이와 같은 기술을 갖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자신의 일을 즐기며 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한 분야에 적게는 5년에서 20여 년 정도 일을 해야만 가능하다.
요즘 MC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강호동씨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당하지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당하지 못합니다. 씨름선수 출신인 나는 연예계의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노력을 많이 한 결과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연예계에서 15년 이상 종사하며 새삼 깨달은 건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재능이나 노력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자신의 일을 즐겨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한 분야에서 최고 달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그들은 각자 하는 일이 다르지만 자신의 일을 결코 먹고 살려는 이유만으로 하지 않는다. 자신의 일이 어떤 분야이건, 그 일에 최선을 다하며 스스로 일을 즐기려고 한다. 일이 즐거우니 불평이 있을 수 없다. 불평이 없으니 언제든지 최선을 다한다. 최선을 다하다 보니 그 일에 있어 달인이 되는 것이다. 일한 세월로 인해 달인이 되는 건 결코 아니다. 날마다 하는 일을 즐겁게 하기 때문에 달인이 된다. 그러다 보니까 일에 대한 시야도 넓어지고 자부심도 생겨 더 열심히 하고자 하는 자세도 갖게 된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의 신앙생활은 과연 어떠한가? 하느님 사랑 안에 열정을 갖고 즐기며 하고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한다. 신앙생활을 억지 춘향으로 한다면 늘 불평이 떠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신앙생활 자체를 즐기며 한다면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저절로 생겨날 것이다.
신앙생활에 가장 필요한 덕목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며 복음을 전하는 삶이다. 우린 맡은 소명에 대해 꾸준히 봉사하는 이들을 교회 안에서 자주 만난다. 이들에게는 ‘꾸준한 성실성’이란 기본요건이 갖춰져 있으며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더해지기에 이처럼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각자 탈렌트로 교회를 위해 봉사하길 원하신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소명이 지겹다거나 부담이 되어 피하게 된다면 요나와 무엇이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신앙의 달인은 하느님을 향한 성실성 속에서 만들어지며 이는 크나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을 기억할 것이다. 신앙인은 자선과 기도에 있어 늘 무의식적으로 몸에 배어 있어서 오히려 안하면 이상하고, 안 하는 때가 더 의식되는 생활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생활태도는 너무도 당연하고, 누구나 그렇게 살 것이라 생각하기에 특별히 남에게 이야기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당신은 어떠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다. 더구나 칭찬받으려고,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자랑할 수는 더더욱 없다. 이것이 올바른 신앙인의 자세이며 신앙의 달인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이러할 때 우리 삶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고, 복음의 맛이 나며, 소금과 빛으로 신앙인으로서의 소명을 잘 감당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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