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EBS에서 자연환경에 관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았다. 그때 본 충격적인 영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공장에서 부화되어 참혹한 환경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다가 전기충격으로 기절한 다음 죽은 닭이, 공장 벨트에 얹혀 포장되어 나오는 장면은 소름이 끼쳤다. 우리 밥상 위에 올라오는 음식이, 이처럼 누군가의 극심한 고통을 담보로 얻게 된 참으로 자연스럽지 못하고 불편한 물체라는 말인가.
2. 날이 추워지자 털 코트를 입고 나온 사람들이 눈에 띈다. 차가운 날, 목이나 모자에 둘러진 동물의 털은 따스해 보이기도 하고, 귀태도 난다. 그래서 여인네들이 비싼 밍크 털 코트를 즐겨 입는 것이리라.
이뿐이 아니다. 오리털이나 거위 털을 넣은 점퍼부터 시작해 이제 털옷은 누구나 한 벌씩 갖고 있는 흔한 옷이 되어버렸다.
문득 생각해 보았다. 사람들이 옷으로 입기 위해 죽이는 동물의 숫자가 얼마나 될까 하고 말이다. 아마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천문학적인 숫자일 것이다.
옷 한 벌을 얻기 위해 한두 마리 때로는 수십 마리, 수백 마리 동물을 죽이기도 한다.
가볍고 따스한 털옷을 입는 사람들과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 생각은 없다. 그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한쪽은 동?식물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지구 환경의 내일을 걱정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은 경제 경영의 논리로 자연을 거슬러 부를 착취할 궁리만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느 쪽의 손을 잡아야 할 것인가.
‘온갖 생명을 다스려라’ 하신 그 분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오늘’ 바로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이다.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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