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2월 16일, 한국과 일본의 주교단이 한자리에 마주했다. ‘한일 교과서 문제 간담회’ 자리였다. 이 모임은 역사의 아픔을 넘어서 한일 주교단이 함께 화해와 용서의 모범을 보였다는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양국 주교단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사귐을 통해 협력과 나눔을 실현하는 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이 모임을 통해 양국 교회의 사목 정보 교환과 각계각층의 교류 지원 문제 등으로 확대하는 노-력을 이어왔다. 양국 주교회의 유관 위원회 담당 주교들간에 세분화된 사목적 과제를 중심으로 나눔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도 모색했다. 교류모임 발전을 위한 연구와 논의를 진행할 담당자도 따로 선임했다. 특히 양국 교회 청소년 교류를 지원하는 한편 여성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신자 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지원해 나간다는 데에도 합의했다. 그 결과 한일청년교류모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주교 교류 모임의 영향은 아직까지는 청년 교류 외의 분야에서는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종교, 다문화의 아시아 대륙 안에서 복음화는 어느 한 교회만의 노력으로 이뤄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각국 교회 사이의 활발한 정보 교환과 협력 등은 필수적이다. 복음화 여정을 가로막는 갖가지 어려움을 해당 국가뿐 아니라 이웃 국가 교회들이 공통의 과제로 두고 협력해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아시아 지역에서는 각국 교회간 연대 노력은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와 성직?수도자, 신학자들 간의 모임이나 사회복지 관련 기구간의 연대 등 일부 분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일 주교 교류 모임은 그러한 현실 상황 안에서 각국 교회의 교류와 복음화를 활성화할 모범으로 주목받아왔다. 아울러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활성화하는데 힘을 더욱 힘을 싣고, 나아가 중국과 극동아시아 지역 모임과 연대 등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다. 이제는 이러한 기대가 보다 실천적인 열매로 맺어지길 기대해본다. 주교들의 연대에 이어 사목 분야별로 성직·수도자를 비롯해 신자들간의 교류가 보다 실질적으로 이뤄질때 각국 교회의 역량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한일 주교 교류 모임을 기폭제로 아시아 전체의 복음화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아시아 교회가 당면한 문제 해결에 힘을 싣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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