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 노숙자들이 몰려드는 도심의 지하역사. 노숙자들의 쉼터이자 피난처가 되고 있다. 이 시대의 가장 힘없고 나약한 이들, 노숙자. 그들은 왜 우리 교회를 찾지 못하고 어두운 지하역사로 숨어드는가. 밝은 교회보다 어두운 지하역사가 더 좋아서일까. 아니면 교회의 높은 담장이나 꼭 걸어 잠근 문이 그들의 발길을 막는 것일까.
수십억을 들여 지은 훌륭한 교회건물에 노숙자같은 힘없는 자들이 발들이지 못한다는 것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리고 그들을 받아들이려는 우리들의 따뜻한 마음이 온 세상에 퍼지지 못해 안타깝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수십억을 들여 교회를 세우는가. 빈자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교회의 울타리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지금 우리 교회에서 보다 활짝 문을 열어준다면 서울역 근처에만 3만5000명에 달하는 노숙자들은 물론 수없이 늘어나는 가난한 이웃을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을 믿는 우리들의 마음, 그리고 교회의 문을 열어 지금 이순간 그늘에서 아파하며 괴로워하는 자들의 짐을 덜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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