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3주일은 한국교회가 정한 자선주일이다. 교회가 대림시기에 이 뜻깊은 주일을 정한 것은 이웃을 위해 선행을 실천함으로써, 오시는 주님을 더욱 기쁘게 맞기 위함이다.
교회에서 보는 자선은 하느님께서 세상에 사는 동안 잠시 맡겨주신 물질을 하느님께 돌려 드린다는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자기 것을 희생하고 포기해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덕행이다.
눈을 돌려 주위를 보자. 한국사회는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가난의 틈바구니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이들이 수없이 많다. 예수님은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이에게 마실 것을 주며, 나그네들을 따뜻하게 맞아들이고, 헐벗은 이에게 입을 옷을 주며, 병든 이들을 돌보고, 감옥에 갇힌 이들을 방문하는 것이 축복임을 우리에게 전하신다. 이 부분에서 핵심은 우리 주위의 불쌍한 이들에게 해주는 것이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께 하는 것이란 점이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제27회 자선주일 담화문을 통해 “그리스도께서는 이웃을 위해 살라고 부단히 요청하셨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나만을 위한 삶’을 살아왔다”며 “너를 위해 사는 길만이 나와 너를 살리는 공생과 상생의 길임을 인식하고 나의 것을 이웃과 나누고 나를 버리고 희생하여 이웃을 살리는 일에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 각자는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뿌려 놓은 사랑의 씨앗이자 열매”라고 지적한 안 주교는 “가난한 모습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에 사랑의 길을 닦고 이웃의 아픔에 동참할 것을 다짐하자”고 요청하고 있다.
자선과 나눔을 통한 사랑 실천은 정신과 영혼의 양식일 뿐만 아니라 육체적 변화까지도 이끌어낸다. 더 나아가 이러한 개인적 실천을 통해 우리는 이웃에게 빛과 소금이 되고 가정과 사회까지도 변화시키는 누룩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가장 중요한 가르침 중의 하나이다.
자선은 풍족한 가운데 넘치는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의 시작이자 믿음의 시작이란 차원에서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잊지 말자.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나눔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실 아기 예수님께 드릴 작은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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