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는 구원의 역사 그 자체다. 전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생활, 특히 수난과 부활을 통해 이룩하신 구원업적을 완전히 재현하고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자들이 전례에 적극적?능동적으로 참여할 때에 그 전례는 살아있는 전례, 살아있는 역사가 된다. 또한 전례는 그리스도의 신비와 참 교회의 진정한 본질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는 데에 크게 이바지한다.
하지만 교회 가르침의 기본 정신 중 ‘전례’는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교회 가르침의 3대 정신은 첫째 그리스도의 말씀과 가르침을 삶과 행동으로 증거하는 것이고, 둘째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셨던 것처럼 봉사하는 것이며, 셋째 전례에 참여하는 것이다. 초대교회의 이상적인 모습도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증거), 서로 도우며(봉사), 빵을 나누어먹고 기도하는 일(전례)에 열심하는 것이었다.
많은 신자들은 미사전례에 익숙해져, 각자가 전례에 잘 알고 있는 듯 느끼기도 한다. 실제로는 그 형식에 대해 아는 것일 뿐 참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전례를 ‘형식’이나 ‘예규’로 인식해 수동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전례에 대해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전례학교나 기도학교 등도 복사들이나 성체분배권자 등만 이수하는 과정으로 인식하는 이들도 많다.
이러한 현실에서 ‘한국 가톨릭전례학회’의 창립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이 학회는 바로 ‘전례의 생활화’를 표방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대부분의 학회는 일부 전문가들이 학문적 연구를 실시하고 역량을 공유하는 장이다. 하지만 전례학회는 전례학문 발전은 물론 전례사목의 활성화와 전례영성의 심화를 위해 일반 신자들의 전례 문화적 활동과 교육 지원에도 적극 나설 방침임을 밝히고 있다. 특히 전례를 교육하고 홍보하기 위해 홈페이지 운영은 물론 스마트폰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도 다양하게 제공할 계획이다. 오프라인상에서도 전례 자료와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이른바 ‘전례 샘터’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례학회 창립은 사목적 필요성 뿐 아니라 신자들의 영적 욕구를 채워주는 데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학회 활동이 개개인의 일상생활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신자들의 관심과 독려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