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주십시오』(요한 17,21). 예수님의 이 십자가상 마지막 유언은 2000년 대희년을 맞이한 지금 이시간 우리 모두가 실행해야할 과제가 되고 있다. 참으로 주님안에 하나되는 일치야말로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끝날까지 추구해야 할 가장 큰 가치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주간 화요일인 1월 18일부터 다음 주 화요일인 25일까지 8일간은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주간」이다. 일치 기도주간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서로를 단죄하여 나누어진 전세계 그리스도교인들이 서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함께 기도하자는 지향으로 설정됐다.
미지의 제삼천년기로 들어서면서 맞이한 이번 일치주간에 전세계 그리스도인들은 무엇보다 「새로운 힘과 열성을 다하여 일치와 완전하고 가시적인 친교를 위하여 기도해야 한다.
2000년의 그리스도교 역사는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깊고 오랜 불화를 보여준 결과 그 영향이 오늘날 우리에게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더이상 다른 그리스도인들 원수나 이방인으로 보지 않으며, 그리스도 안의 형제 자매로, 하느님 나라를 향하여 가는 동료 순례자로 본다. 그 어느 때보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을 「아빠」,「아버지」로 부르는 형제 자매로 서로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가톨릭과 개신교 양측이 모두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신뢰를 회복하면서 일치를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 다종교 사회인 우리나라의 경우 그리스도교 안에서의 일치 못지 않게 타종교와의 대화도 무척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우리는 모든 종파와 문화민족의 경계를 넘어 모든 인류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하나의 지구촌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할 새 천년기에 접어들었다.
현재로서는 분열된 여러 그리스도교파의 획일적인 통합이 거의 불가능하듯이, 다른 종교와의 일치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다른 종교와의 외형적인 일치보다는 우선은 인간의 천부적인 양심을 바탕으로 「초월자」를 받아들이는 모든 종교와 공존하면서 서로가 인류에게 봉사한다는 언젠가는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때에, 하느님이 원하시는 모양으로 일치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 역사하실 것이다.
끝으로 진정한 일치를 위해서는 우리 교회 안에서의 일치 화합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같은 그리스도를 믿는 다른 그리스도교와의 일치와 타종교와의 대화 노력에 앞서 교구간, 본당간, 기관단체간, 성직자와 평신도간 하나되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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