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이 밝아오면서부터 언론 매체는 물론이고 기업의 광고 문안, 거리 이곳 저곳에서 「새 천년」이라는 단어가 난무하고 있다.
현세대는 기껏해야 천년의 1/10도 살기 어려우련만 사람들은 마치 이 새로운 천년을 끝까지 다 살 것처럼 호기를 부리는 것 같아 보인다. 정말로 그럴 수 있다면, 그리하여 3000년의 새 아침이 밝아오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그때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겠지?!
그나 저나 미래세대는 앞으로 인류의 문화를 어떤 형채로 이끌어갈까?
최근 자료에 따르면 생태계 파괴가 여간 심각하지 않다. 하루에 100여종씩, 1년에 4만여종류의 생물이 멸종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불과 100년 전 우리 할머니 세대가 태어났을 무렵만 해도 1년에 1종류 정도가 사라졌지만, 20년 전 지금의 대학생들이 태어날 무렵에는 멸종 숫자가 1,000종류로 늘어났고 현재는 4만여 종류로 급증했다.
이렇게 가속도가 붙는다면, 지금 어린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는 지구상의 생물 가운데 약 4분의 1이 사라질 것이라는 게 생태학자들의 추산이다. 이런 환경에서 지구의 역사가 계속되어 3000년이 도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예수회 신부인 요셉 빌은 「예언자는 미래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미래를 찾아 나아가는 이」라고 했다. 그렇다! 인간의 위대함은 희망하는 존재라는 사실에 있고, 그 희망을 지금까지 현실화 해왔다는 데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인류의 역사가 2000년을 넘어 3000년으로 이어지고, 그 뒤에도 끝없이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동양이 경전 주역에서 말하는 자연의 법칙은 「생생이불이(生生而不已)」이다. 풀이하면 낳고 낳아 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간이 자연의 법칙만 깨뜨리지 않는다면 아마도 「生生而不已」는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결대로 사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의 상태는 모두 숨결을 지니고 있게 마련이다. 나무는 나뭇결을 따라 자라고, 물은 물결 따라 흐르고, 바람은 바람결 따라 불고, 머리는 머릿결 따라 손질라고, 꿈은 꿈결대로 흘러가게 하여 잠결에도 무심결에도 만물이 모두 그 숨결대로 살아 갈 수 있다면, 자연도 인간도 영원히 「生生而不已」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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