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대희년의 해 1월에만 전국에서 87명의 새 사제가 탄생하고 있다. 참으로 은혜롭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천주성삼성직수도회 사제서품식을 시작으로 수원, 전주, 마산, 제주, 광주, 춘천, 원주, 인천, 청주, 부산교구 등 전국의 교구와 수도회에서 87명의 새사제를 배출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여기에다 더욱 더 감사한 일은 이틀후인 25일 원주교구 사제서품식에서 한국천주교회 사상 두 번째 4형제 신부가 탄생한다는 낭보가 있어 새 천년기를 열면서 한국교회에 베풀어주시는 주님의 섭리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게 한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둘만 낳자」는 구호아래 성소자의 급감현상을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매년 1백명이 넘는 자세들을 주시는 숨은 뜻은 과연 무엇인지 머리 숙여 숙고해봐야 할 것이다.
군종교구를 제외한 전국 14개 교구중 7개 교구가 신학교를 설치, 사제양성에 힘쓰고 있는 한국교회의 사제배출 상황은 사제성소가 턱없이 부족해서 애태우는 서유럽교회와 비교할 때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임에 분명하다. 이같은 은총에 응답하고 보답할 일은 우리 몫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한국교회 구성원 모두는 사제양성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그것도 참으로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이 되어 신자들의 모범이 되는 사제를 끊임없이 배출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제들의 끊임없는 쇄신과 성장을 촉구하면서 계속 교육 혹은 평생 교육을 권장하고 있는 교회의 가르침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사제들의 계속교육과 자기 쇄신이 오늘날 더욱 요청되고 있는 것은 신자 수에 비해 너무 부족한 사목자들의 과중한 업무를 위한 활동의 한계성과 시대와 상황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보수적 사목의 낙후성이 드러나는 현실 때문이다. 여기서 덧붙이고 싶은 것은 사제양성은 실로 서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평생토록 지속된느 것이며 성성과 사제 성소로 부르심에의 응답은 일생 동안 수없이 반복되면서 성숙되고 확고해진다는 사실이다.
2000년 1월이 새 사제들에게 서울 대신학교 면회실 벽에 붙어 있다는 「평신도가 바라는 사제상」을 바치며 일평생 예수님을 보여주고, 예수님을 나누어 주는 사제되기를 기도드린다.
『약자와 함께 고통을 나누며 물질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검소한 사제, 겸손하며 언행(言行)에 예의를 갖춘 사제, 사리에 맞지 않는 독선을 피하며 장상(長上)께 순명하고 동료와 원만한 사제, 성사집행을 경건히 하고 강론을 성실히 하는 사제, 편견과 편애를 멀리하고 루배 사제양성에 마음을 쓰며 죽기까지 사제성직에 충실한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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