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한마음운동본부’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림시기를 맞아 ‘즐거운 불편 24시운동’을 통한 ‘생명기금운동’을 시행하고 있다. 음식물 남기지 말기, 가까운 거리 걷기 등 24가지 불편함을 즐겁게 실천하여 절약한 돈을 모아 아프리카 및 제3세계의 가난한 이웃을 돕자는 운동이다. 작은 희생으로 큰 나눔을 실천하자는 취지다. 작년 대림시기 동안 조성된 기금은 아프리카 수단을 비롯한 콩고, 말라위, 아시아의 미얀마, 베트남, 북한 등 여러 나라에 지원되었다.
나눔은 행복을 위한 선택이요 결단이다. 나눔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면 행복이 찾아온다. 우리는 매일매일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출근할 때 무엇을 입을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점심식사는 무엇을 먹을 것인지, 업무를 할 때 무엇부터 먼저 할 지 등, 그러면서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까지 매순간 선택을 한다.
미국의 작가 스펜서 존슨(Spencer Johnson)은 “우리의 삶은 오늘을 사는 내가 선택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했다.
매 순간 내린 우리의 결정이 현재 우리의 존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더 나은 선택이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뜻이다. 훌륭한 선택 중 하나가 바로 나눔의 실천이다.
그런데 막상 이를 행하고자 하면 “이까짓 몇 푼 준다고 생활에 도움이 될까?”, “나도 어려운데 남 도울 여력이 어디 있어?!, 좀 더 여유가 생기면 그때 하지 뭐.”등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실제로 한 조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기부금을 낸 경험이 있는 사람은 45.6%, 기부금을 내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54.4%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리고, 기부금을 내지 않은 이유로 가장 많이 차지한 것은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가 43.7%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물론 나눔이 경제적 상황과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전적으로 경제력에 좌우된다고도 할 수 없다. 나눔을 행하고 있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나눔은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있으면 누구나 행할 수 있다. 사람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열린 마음을 가지면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더 쉬워진다. 나눔을 실천한다는 것은 여행을 하는 것과 같은 설렘이 있다. 무엇인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하고, 하늘을 나는 것 같은 기쁨을 준다. 그것은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참 좋은 인연이며, 행복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행복’은 인생의 중요한 가치로 비교적 쉽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단어이지만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알고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며 살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
그런데 행복을 연구하는 최신 분야인 ‘긍정 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을 통해 심리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 박사는 인간의 긍정적인 정서에 집중해 보통사람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진정한 행복(authentic Happiness)’이란 ‘만족적 행복’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나 인류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미덕과 가치를 자신의 삶 속에 실현하여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즉, 좀 더 가까이 있는 존재들, 스스로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알고, 이를 효과적으로 계발할 때 각자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구체적으로 친절, 유머감각, 낙관주의, 너그러움, 감사하는 마음 등의 24가지 강점을 미덕으로 밝히고, 이 강점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갈 때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감사하는 마음이 성취감이나 자존감, 괘락 등 보다 훨씬 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감사하는 마음이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 즉,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서 더 많이 드러난다고 한다.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눔은 기적을 낳는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예수님의 기적도 바로 나눔을 통해 이룩된 것임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거창한 것을 하려는 생각보다, 바로 내 옆 이웃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첫걸음일 것이다.
희망의 기간 대림시기를 지내면서 우리의 작은 희생과 나눔으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 있는 바로 옆 우리 이웃들과 나눔의 마음으로 ‘희망’이라는 선물도 함께 나누어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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