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일자 신문 빨간엄마(김현희씨)에 관한 기사를 읽기 전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많은 사람들 중 하나겠거니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단순히 밤에 라면을 끓여주는 정도가 아니란 것을 때달았을 때 나의 어리석음을 다시 한번 원망했다.
새벽1시. 내가 보통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었다. 그 시간에 밖에 나가 일을 하다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라면끓여주는 것 외에도 일자리 제공을 5번이나 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분이야말로 이 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비해 난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건지 내가 슬슬 한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어려운 분들을 도와주고 계시다는 많은 분들의 신문기사를 읽을 때마다 나도 언젠가는 한번 저렇게 해야겠다, 해야겠다 생각하면서도 결국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들이 되어버렸던 것이 지금까지 나의 모습이었다.
더군다나 나를 충격의 도가니로 이끌고 간 것은 사람들이 얼어죽는다는 것, 굶어죽으면 굶어죽었지. 얼어죽는다는 것은 나에게 생소한 단어가 아닐 수 없었다. 도오하책이나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얘기가 우리 나라, 그것도 따뜻하다는 부산에서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까닭이었다.
한 집안의 가장이라는 이유로, 나자라는 이유로 집에서 나와 이렇게 죽어간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순간 대한민국의 아빠들이 불쌍해지기 시작했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다가 결국은 퇴직하여 남은 길이라고는 가출 뿐인 현실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그런 노숙자들을 돌보아 주시는 「빨간엄마」.
간호사 경력까지 있어서 상처도 치료해 준다고 하는데 몸이 상처를 치료해주면서 노숙자분들의 마음까지도 치료해주실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노숙자들을 밤마다 찾아와서 라면을 끓여주는 사람…. 술도 못마시게 하면서 다시 올바른 생활을 할 수 있는 이들로 만들어가는 빨간 엄마의 모습에서 따뜻한 정을 느낀다.
평소 존경했다던 마더 데레사의 모습과 상당히 흡사함을 알 수 있었다. 세상이 「각박하다, 각박하다」고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선행을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천국의 주인이 아닐까 싶다.
다시 선행에 관한 기사를 읽게 될 때쯤이면 나도 남모르게 선행을 베풀고 있는 위치에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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