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다.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 주셨다.”(요한 1, 9~10, 18)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참 빛이신 아기 예수님으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요한 17, 3)입니다.
참 빛이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기뻐하며, 아기 예수님의 은총과 사랑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충만하기를 기도드립니다.
저는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며 저의 작은 소망을 기도드립니다. “참 빛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 저와 모든 이가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카리타스(Caritas:사랑, 애덕, 자선을 뜻하는 라틴어로 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의 계명인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를 올바로 알게 해주소서!”
4년간의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 늘 안타깝게 느꼈던 것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한1서 4,12 참조) 이것은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었기에 더 답답해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제가 된 후 지금까지도 이 물음은 계속되었습니다. 특히 현시대의 한국교회를 진단할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이슈들을 보면서는 더해졌습니다. “아이들이 주일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청소년들과 청년들은 갈수록 줄어든다! 신앙생활과 현실생활이 유리되어 있다! 영성이 부족하다!”
사회사목부 9개 위원회 중 하나인 사회복지법인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사목을 하면서는 이런 질문이 더해졌습니다. “교회 안에 사회복지회는 무엇 때문에 있는 것이지? 사회복지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이지? 사회복지회가 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말하자면 교회 안의 사회복지의 사명과 전망과 가치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명확히 답을 할 수 있다면 지금하고 있는 사목이 참 행복하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 2009년 9월, 대만에서 일주간 열렸던 사회복지 영성수련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습니다. 아시아 가톨릭교회 27개 국 사회복지분야에서 사목을 하고 있는 주교,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40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주제는 “너희가 해 준 것이 나에게 해 준 것이다. you did it to me...”(마태 25, 40)였습니다. 이는 교황 베네틱토 16세의 첫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Deus Caritas Est.)”의 내용을 하느님 사랑의 증거자들의 삶을 통해 조명하고 본받는 삶을 살 것을 다짐하는 대회였습니다.
대만의 이 영성수련대회는 저에게 큰 충격과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끊임없이 질문을 해 오며 답답해하던 문제에 해결의 단초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교회 안의 사회복지는 교회를 대표해 사회복지라는 도구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 주는 표지일 뿐,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사회복지라는 도구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 하는 주체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하느님의 자녀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근본적인 삶을 사는 것이지 특별한 분야에서 특별한 사목을 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첫 번째 회칙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교회의 가장 깊은 본질은 하느님 말씀의 선포(kerygma-martyria), 성사거행(leitourgia), 그리고 사랑의 봉사(caritas-diakonia)라는 삼중 임무로 드러납니다.(25항) 사랑은 빛입니다. 사랑은 가능합니다. 사랑을 체험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의 빛이 세상에 들어올 수 있게 하십시오. 이것이 제가 이 회칙을 통하여 여러분께 드리고자 하는 권고입니다.’(39항)
그동안 우리는 말씀의 선포와 성사거행에 온 힘을 기울여 오면서도 Caritas는 소홀이 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 우리의 신앙이 균형을 잃고 힘을 잃은 것은 아닐까요.
“그리스도인의 삶의 근본은 신앙이며 완성은 사랑입니다”라고 언급하셨던 안티오키아 성 이냐시오 성인의 말씀을 묵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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