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은 제8차 세계 병자의 날이다. 이날 전세계 가톨릭교회는 병자들 뿐만 아니라 병자들을 위하여 일하는 모든 의료인을 생각하며, 그들이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마리아의 전구와 성령의 도움으로 그리스도의 빠스카 신비에 동참하여 사랑과 봉사 정신을 키우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잇도록 교회의 권위와 이름으로 기도한다.
특별히 대희년을 맞아 올해 로마에서 거행된 세계병자의 날은 병자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을 표명하고자 했다.
이날은 기아, 질병 등으로 고통 당하는 병자들을 위해 사회의 관심과 자선 활동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사명감을 일깨우기 위한 날인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들은 병자의 날 제정의미가 발전된 문명사회 안에서 편안한 삶을 영위하는 인류가 잊기 쉬운 「고통」리아는 단어를 다시금 묵상케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1992년 5월 13일 세계 병자의 날을 설정하면서 『고통받는 인간 그 자체와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기도와 나눔, 봉사를 통해 참된 의미의 구원이 가능하다』고 강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씀을 되새겨 봐야 한다. 구원문제의 핵심을 고통에서 찾고 있는 교황말씀은 고통의 신비를 다시금 묵상케 한다. 「위대한 성인들과 순박한 신자들이 고통받는 종 예수님을 본받아, 자신의 병고를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정화와 구원의 원천으로 삼았던」 좋은 선례를 배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사실 고통은 우리들이 사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도와 준다. 또한 삶의 심저에 있는 보배로운 생의 진수를 체득하는 데 고통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교회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더욱 많이 사랑하고, 더욱 많이 기도하라고 가르친다. 고통 중에 있을 때에, 가능한한 나 자신을 벗어나서 나보다 더 고통받는 사람을 방문하고, 또 누군가에 대한 미움의 찌꺼기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느낀다면 새로운 마음으로 주님께 돌아서야 할 것이다.
이 기회에, 병자를 주위에 두고 있는 이들은 병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잇도록 노력하는 것이 세계 병자의 날을 제정한 교황님의 뜻에 부합하는 행동일 것이다.
무엇보다 병자들은 고통없이 하느님께 갈 수 없고, 예수님 친히 고통을 겪으셨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병중에 있는 기간 동안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고 기도함으로써 세상 구원 활동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병자들은 누구보다 뜻깊은 기간을 병상에서 보내는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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