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오르막길이 있으면 반드시 수월한 내리막 길도 있다. 그래서 힘든 고통도 참고 견디어 내면 좋은 결말이 온다는 읨도 바로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리라.
한 순간의 과실로 구속되어 교도소에 몇 개월 째 수감중인 안타까운 선배 교우 한 분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최근에 받은 적이 있다.
처음 수감될 때는 사람에 대한 미움 때문에 무척 견디기 어려웠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을 보내다보니 수감중인 같은 방 식구들이 천주교 교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선배는 몇 시간씩 교리 설명도 하고 답답한 집안문제까지 카운셀링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상당한 호응을 얻어 식사기도는 기본으로 하고 출소후 반드시 성당을 찾아 예비신자교리를 받겠다는 약속도 받아놓았다.
하찮은 자신의 역할이 교도소 내에서 필요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고 삭막한 분위기를 바꾸는데 일조할 수 있어 죄값을 치르는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그런대로 하루가 보람차다고 기록하고 있었다.
얼마후면 석방될 그 선배교우를 만나면 어떤 말로 따스하게 위로해 드려야할지 말문이 열리지 않을 것같아 걱정스럽다.
「어머니의 등에 업힌 어린 아이는 멀고 먼 인셍 여정의 외로움을 눈치채지 못한다」라는 가벼운 속담처럼 그간 남에게만 의존하고 게으름만 피우고 살아왔던 내가 봉사하는 기회를 가질리가 없었다. 그런 내가 선배를 만나 위로한다는 그 자체가 위선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 천년을 시작하는 즈음에 간직하고 싶은 나의 소중한 바람이 「힘든 세상일지 모르지만 욕심없이 주위를 사랑하다 떠나가고 싶다」는 것이라면 너무 환상적인 꿈으로 비쳐질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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