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지금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속에서 또다시 새해를 맞았다. 희망은 우리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변혁의 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에서 연유하고, 불안은 지난해에 세계를 휩쓸었던 경제적 한파가 더욱 거세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새해를 맞을 때마다 사람들은 예외 없이 지난해를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것으로 기억하기 마련이지만 2010년은 더욱 그러한 해였다. 인류역사를 보면 항상 고통 속에 교훈이 함께한다. 전쟁이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듯이 지금 세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도 분명 깨우침이 있다. 이는 오늘날 어느 때보다 국가와 종교, 인종 등의 벽을 넘어 협력과 화합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점이다.
새해를 열며 또다시 주어진 한 해에 대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1년이란 시간은 우리에게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우리의 삶을 더욱더 귀한 삶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과거의 추억에 집착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새로운 은혜와 새로운 꿈과 새로운 소망을 바라보고 새로운 삶의 시대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삶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 삶의 목표가 분명한 사람의 삶은 아름답다. 삶의 목표가 정해질 때 우린 비로소 자신의 존재 의미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나는 오늘 뭘 하지”라고 고민하는 삶은 존재의미나 긴박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이는 다만 생존에 불과하다. 삶이 지루하고 의욕이 없는 것은 일이 잘 안 되어서가 아니라 분명한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참 인생은 가치 있고 생명력 있는 진정한 삶의 목표가 정해진 이후부터 새롭게 시작이 된다. 삶의 향기와 윤기를 가져다준다.
새해에 사람들은 저마다의 성공을 꿈꾼다. 성공이 무엇인가? 어떤 이는 재물을 많이 모으는 걸 성공이라고 한다. 또 어떤 이는 명예를 소중히 생각해 무엇을 희생해서라도 명성을 얻고 그 명성을 성공이라 부른다. 모두 나름대로 판단의 기준을 갖고 있다. 이런 것들도 성공이긴 하지만 상대적인 성공일 뿐 절대적인 성공은 아니다. 성공의 기준은 하느님이 결정하는 것이지 인간이 결정하는 게 아니다. 신앙인의 기준에서 진정한 성공과 행복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우리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무엇이든 허락하신 것에 감사하며 어떠한 상황변화에도 관계없이 기쁨을 체험하는 게 아닐까. 예기치 않은 재정적 행운이나 갑작스런 재난의 공포에 사로잡혀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수밖에 없다. 근본적인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다. 제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믿음의 눈으로 보면 그 속에 기쁨과 즐거움, 희망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신앙의 뿌리를 ‘말씀’에 두고 사는 신자들의 모습이 이럴 것이다.
새해가 되면 신앙생활을 잘하려고 다짐하는 사람이 참 많다. “열심히 기도해야지, 말씀 속에서 살아야지, 방탕한 삶을 살지 말아야지” 등을 결심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잘 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느님의 말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열심히만 하려고 해서다. 신앙은 자기 생각을 버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따를 때 축복을 받는다. 자신이 늘 부족한 사람이란 사실을 깨닫고 온전히 하느님을 믿을 때 내가 하느님의 말씀과 하나가 된다. 2011년 새해에는 자기 생각을 버리고 하느님을 믿고 따라서 더욱 복되고 은혜로운 삶을 살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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