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일주일 앞두고 아들이 군에 입대를 했다. 그리고 며칠전 기다리던 아들의 편지를 받았다.
『찬미예수님, 사랑하는 엄마 아빠 누나. 군에 와서 처음 맞는 주일이에요. 아침에 성당에 다녀왔는데, 성가를 부를 수가 없었답니다. 성당의 분위기, 성가 가사 하나하나가 주님의 음성같이 귓가에 맴돌아 목이 메였거든요. 마치 집에 온 기분이 들었어요. 그토록 소중한 미사는 처음이었어요』라며 시작되는 아들의 편지를 받고 눈물이 났다.
입대하기 전 아들은 여러가지 준비를 했다. 안경을 하나 더 맞추고, 반창고도 사고, 1단 묵주도 함께 안경집에 넣었다. 혹시 기적의 패도 준비했다. 개인지갑 카드 넣는 칸에 밀어넣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는 무엇을 하든 아멘을 시키곤 했다. 쉽게 따라하던 아이들이지만 커갈수록 묵주기도 하는 것조차 지루해했다.
하지만 군대간 아들이 편지 끝에는 『새벽 불침번을 서면서 환희의 신비를 했어요. 주님이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을 되새기며 기도하니까 많은 힘이 됩니다. 요즘은 기도하는 시간이 행복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런 아들의 모습을 보며 안일함과 습관적인 신앙생활에서 가슴벅찬 기쁨과 편안함을 가지는 것이 느껴졌다. 아들이 항상 주님 안에서 평화를 얻기를 바라며 아들을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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