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마지막 날 밤 가족들과 TV를 보며 제야의 종소리를 듣던 중, 큰 딸이 친구에게서 받은 문자 메시지 하나를 보여주었다. 내용이 어찌나 기발한지 그 문자를 변용하여 나도 지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새해 인사를 보냈다.
‘주님의 은총과 행복이 가득한 2011년이 배송 완료되었습니다. 반품?교환은 불가능하오니, 신중하게 사용하시고 더 행복해지시기 바랍니다.’
지인들이 보내 준 회신 문자는 아주 창의적이었다.
“색다른 신년 인사로 한 번 더 웃네요. 감사합니다”, “주문한 적 없는데요, 반품하고 싶어요, 내 청춘을 돌려다오ㅋㅋ”, “반품과 교환은 안 되더라도, A/S는 되겠죠?”, “잘 받았습니다. 보내주신 분께 보답하는 마음으로 기도 상품권 보내 드립니다”, “반품이나 교환 절대 안 할 거구요, 대신 이웃과 더불어 나누겠습니다” 등등.
편리한 문명의 이기가 손으로 쓴 송년 카드나 연하장을 대체한 지는 이미 오래여서, 손수 쓴 카드를 한 통도 보내지 않은데 비해, 그나마 받은 몇 통의 카드는 정말 황송하고 소중한 선물임에 틀림없다. 반면 컴퓨터로 만들어진 그림문자를 지인 전체에게 한꺼번에 전송하는 신년 인사만큼 삭막하고 성의 없게 느껴지는 것도 없다. 그런 문자에 회신조차 하고 싶어 지지 않는 건 비단 필자만 느끼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분주하다는 핑계로 손 편지는 보내지 못할지언정, 이메일이나 문자를 보낼 때 가능하면 지인 한분 한분을 염두에 두고 쓴다거나, 적어도 회신하고 싶은 마음이 솟아나게 만드는 내용을 담으면 좋겠다.
이미 새해는 맞이했지만 미처 인사를 전하지 못한 분이 떠올랐다면, 구정 즈음해서는 마음을 다하여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의 메일이나 문자를 보내 보자. 그동안 그분과 나눈 사랑의 시간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생각하면서 그 사랑을 눈에 보이게 표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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