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고교생들이 우울증에 많이 걸린다는 보도를 보았다. 우울증은 원래 장년이나 걸리는 줄 알았는데 청소년들에게도 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대부분 외모에 대한 열등감 때문이라고 한다.
믿는 사람 가운데도 자존감이 현저하게 낮은 사람들이 있다. 외모에 대한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많다. 심지어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추어보는 일조차 꺼린다. 하지만 생긴 모습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자기 외모에 대한 마음의 태도는 바꿀 수 있다.
우리 모습은 하느님께서 주신 유일한 모습이다. 이 세상에 유일한 것은 모두 가치가 있다. 화려함보다 가치 있는 것은 유일함이다. 유일함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 신앙인들은 더 높은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 우린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리스도께서 함께 계실 때 별 볼일 있는 사람이 된다. 주님으로 인해 귀한 존재가 된다.
자존감이란 무엇일까? 흔히 듣고 말하지만 이 단어의 속뜻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자존감이란 말은 사전적 의미 이외에 깊은 속뜻을 가지고 있다. 영어로는 Self-esteem, 자기 사랑이나 존중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별 뜻 아닌 것 같은 이 자존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것은 자기 내면을 투철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잘 알 수 있다. 신앙인에게 자존감은 신앙의 건강함을 측정하는 척도다. 자존감은 필자의 생각에 일종의 관계회복이다. 하느님과 나, 나와 나, 나와 가족, 나와 주변 사람들…. 자존감은 관계 그 자체이고 궁극적으로 그 관계의 회복이 자존감의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자문한다. 난 그동안 하느님을 믿는다며 내면, 외면이 모두 건강했던가? 사람 자체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심각한 결핍은 건드리지 않은 채 신앙적으로 잘 살고 있다고 착각하는 건 아닌지. 겉으로만 온전한 신앙은 참 신앙이 아니다. 신앙은 겉과 속,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해야 한다. 우리 각자가 보이는 신앙을 진짜로 잘못 알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돌이켜보면 남들이 내뱉은 말과 행동이 늘 내 마음속에 메아리처럼 울려, 그것이 화살처럼 날카롭게 다가왔다. 겉으로는 주관이 뚜렷하고 심지가 굳다고 하지만, 속은 늘 남들의 시선과 관심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중요했다. 내가 아무리 주님을 부르짖고 찾아도, 내 속에는 늘 다른 사람이 자리하고 있었다.
신앙인에게는 하느님의 도움이 절실하다. 주님의 도우심 없이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나아간다면 그 자체가 거짓이다. 결국 신앙인에게 자존감 회복은 주님의 은혜와 도우심으로 가능하다. 내가 이룬 것 같고, 걸어온 길이 자랑스러운 것 같지만 한 걸음 나아가 뒤를 보면 내 뒤에 누가 계시며, 나를 안고 계신 분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 은혜가 각자의 삶 속에서 어떻게 펼쳐지고 변화할지는 본인의 몫이다. 주님께서 진정 원하시는 것은 우리의 성장이자, 행복이다. 성장과 행복은 고통 없이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방향을 찾고 길을 걸어가는 것은 고통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 주님께서 늘 함께하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
자존감의 회복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어떤 측면에서 그것을 인지한 순간부터 인격적인 성장이 이루어질 것이다. 주님은 이유 없는 고통을 주지 않으시고, 성장 없는 아픔은 허락하지 않으신다. 이것이 바로 모든 시련과 절망속에서도 성장하고 극복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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