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벌판을 바라보고 있는 농부를 떠올려보자. 그는 지금 괭이 한 자루 들고 엉겅퀴만 무성한 곳에서 언젠가 얻게 될 수확을 꿈꾸며 서 있다. 가을이 되어 농부가 낫을 들고 벼를 베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이마에 맺힌 땀방울, 그리고 누렇게 익은 곡식의 물결, 상상만해도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선교의 기쁨 아닐까.
한 신자가 하느님을 모르는 이웃에게 선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비록 비신자들을 하느님께 인도하는 과정이 힘들겠지만 수확의 기쁨과 풍요로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선교사로 하느님의 부름을 받았다. 따라서 항상 선교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선교자적 마인드와 실천을 통해 주님을 증거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예수님과 그 제자들의 삶의 모범을 따라 살아야 하는 것이다.
선교는 무엇인가? 하느님의 말씀과 사랑을 상대방이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단순히 유인물이나 물품으로 상대방의 관심을 얻어, 성당에 나오도록 이끄는 것이 아니다. 항상 선교한 상대방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인도하는 상담자의 역할을 통해 복음이 그들의 마음에 올바르게 자리 잡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선교는 이처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선교를 위해 우선 각자의 마음가짐과 신앙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주님의 자녀로 살며 얼마나 그분을 삶에서 체험했는지가 중요하다. 하느님의 말씀과 사랑을 믿고 실천하는데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스스로 살펴보았으면 한다.
기도와 교육은 그래서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기도의 힘이 절실하다. 기도와 교육을 통해 좋으신 하느님을 체험했다면 선교하지 말라고 해도 자연스럽게 선교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곧 내가 하느님께 받은 은총이 너무나 좋은 것이기에, 나에게 소중한 다른 이웃에게 나누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복음화 되는 일도 넓은 의미의 선교이며, 각자 삶의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로 하느님 영광을 드러내는 일도 중요한 선교이다. 신앙인들 각자가 하느님을 체험하고 그분의 사랑과 은총을 이웃들에게 사랑과 정성으로 보여준다면, 하느님을 모르는 이웃들도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입교하게 될 것이다.
서울의 주부 K(43)씨는 새내기 신자다. 시아버지의 죽음이 계기였다. 상을 당해 경황이 없는 중에서 신자인 시어머니가 본당 연령회에 부탁해 장례의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K씨는 연령회 회원들의 성심(誠心)과 신심(信心)에 감동했다. 발인 전까지 이틀 밤새 연령회원들이 빈소를 지키면서 기도하고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에 두말없이 성당에 다니기 시작했던 것이다.
선교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유혹과 좌절의 아픔이 있으며, 때로는 실패도 있다. 여러 차례 중도에서 선교를 포기하고픈 생각도 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선교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자신을 부르셔서 세우셨다는 확신 때문이다. 실패한다 하더라도 좌절한다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이 자리에 부르셨다는 소명이 참고 견디고 이겨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하느님의 말씀이 세상 가득 울려 퍼지는 그날까지 모든 신앙인들은 선교사로 매진해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가 만나는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말씀과 사랑을 전한다면, 주님께서는 탐스럽고 풍성한 열매로 화답해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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