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얼마 전 종영한 주말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남자 주인공이 자주 얘기해 화제가 된 말이다. 당시 무심코 다른 방송을 보려고 채널을 돌렸다가 아내와 딸아이로부터 온갖 구박(?)을 다 받았던 웃지 못할 경우도 생겼다. 남자 주인공에 흠뻑 빠져 드라마 주제곡까지 따라 부르던 그 모습을 보며 나를 그만큼 좀 챙기고 관심을 가져주지 하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드라마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남자 주인공의 대사 ‘이게 최선이냐’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아서다. 누군가 내게 “당신은 최선을 다해 살고 있습니까?”란 물음을 던진다면 과연 “예”라고 답할 수 있을지 되돌아보게 된다.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최선으로 살았다고 자부하기엔 뭔가 2% 부족해 보인다.
“해보기나 했어?”란 말은 고인이 된 정주영 현대회장이 자주 사용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데 정작 남들이 보기에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신은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당신이 시작도 해보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그런 최선은 아닌지? 자신의 입장에서 다하는 최선은 결코 최선이 아니란 의미다. 자신의 편리와 입장의 차이에 따라 그 최선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인물들은 보통 사람들이 다하는 최선으로 성공한 것이 결코 아니다. 그들이 다하는 최선으로 성공할 수 있다면 난 이런 글을 쓸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미 모두가 성공해 있을 것이므로…. 성공이란 남다른 생각을 가져야 하고, 시대의 흐름을 꿰뚫는 안목이 있어야하며, 남보다 곱절이나 많은 고통을 인내하면서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그 최선보다 곱절을 더 최선을 다한 사람들이 대가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이 땅에 아름다운 말이 있다면 그중에 하나가 ‘최선’일 것이다. 사람들은 성공이란 단어를 좋아하지만 그것도 최선을 통해서 얻어진다. 최선을 다했으면 성공에 집착하지 말고 그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내 삶에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겸허히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최선을 다해 산다면 후회는 없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최선은 그 자체로 성공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열정을 쏟아내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기쁨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할 대상이 있다. 첫째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이요, 둘째는 이웃을 사랑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려면 그 일에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기쁘고 즐겁게 할 때 최선을 다할 수 있다. 우리가 진정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기쁘고 즐겁게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그분께서는 큰 축복을 내려주실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의 신비다.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몸과 마음을 다해 최선을 다할 때 주어지는 상이다.
하느님과 복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은 아름답다. 진심으로 주님을 섬기고, 두려움 없이 믿고, 기쁨으로 사명을 감당하고, 자발적으로 봉사하며, 경건함 속에서 자신을 살피고, 겸손함으로 끝까지 믿음을 지켜야 한다. 믿음을 위해 우리가 기꺼이 희생하고 대가를 지불하면 하느님께서도 넘치는 대가를 우리에게 주실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나아갈 참 신앙인의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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