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의 일이다. 함께 아동문학을 하는 선생님의 종교를 갖고자 집 가까운 성당과 개신교 교회를 몇군데 살폈는데, 역시 천주교 신자들은 싸늘하고 붙임성이 없어서 거리는 좀 멀지만 교회를 택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째서 천주교 신자들은 냉정하게 비추어지고 싸늘하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일까? 아는 사람들 하나 하나를 대하면 나름대로 자상하고 평온해 보이며 수다도 떨고 겸손한 태도도 곧 잘 취하는데 낯설거나 처음 만난 교우들에겐 무엇 때문에 그리도 차고 거만을 떤단 말인가?
왜 말을 아끼고 고개 숙이기와 친절한 인사에 인색하다는 인상을 풍기는 것일까? 선교에 무관심하고 자기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해서일까?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다. 실제로 성당 안에서 다정하게 인사를 주고 받는 사례도 극히 제한적이다. 다급하게 왔다가 끝나자마자 성당을 빠져나간다.
레지오 활동으로 교우가정을 방문했을 때도 좋지 않은 인상을 받은 적이 많다. 문조차 열어주지 않거나 문만 삐죽 열고 묻는 말에 몇 마디 대꾸하고 만다. 친절한 인사, 정다운 말, 상냥한 미소와 겸손한 자세는 사회생활에서 기본적인 예절이며 신앙인답게 사는 바탕이다. 같은 신앙 안에서의 정겨운 형제요 자매들이다.
우리는 결코 남이 아니다. 사랑으로 감싸줄 이웃들이다. 엄청나게 늘어난다는 신자수인데도 사회는 더 각박해지고 사랑이 더욱 고갈되어 가는 것은 나를 비롯한 신자들이 신자답게 살지 않는 탓이리라. 회개와 보속의 삶을 살아야할 시기이다. 모두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고 즐거운 마음과 사랑의 눈으로 이웃들을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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