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FIAT 청소년국제봉사단(지도 박진홍 신부) 인솔자로 1월 19~27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지역 일대에서 작은 사랑을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대전교구 청소년 30명과 함께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Phnom Penh)에서 킬링필드 유적지를 돌아보며 인간의 생명과 인권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깊이 깨달았고, 시아누크빌(Sihanoukville) 성당에 있는 피정의 집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자마자 몇 가지 힘든 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피정의 집에서 차로 한 시간여를 달려간 벙따쁘롬 공소에서 물품을 싣고, 그곳에서 다시 한 시간여를 달려 로미어 응오압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그곳 사람들은 미화 200$(한화 약 25만원)면 5, 6인 가족이 기댈 수 있는 집을 지을 수 있지만 그마저도 없어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가난했지만 그들의 표정에는 행복함이 자연스럽게 배어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학령아동이 68명이나 되지만 학교가 없어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거금(?) 600$를 들여 학교를 지었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한 켜 한 켜 덮어 올라가는 일, 칠판을 만들고 벽에 양철판을 대는 일, 학교에 나오는 아이들이 먹을 수 있도록 우물 주변을 보수하고 바닥을 시멘트로 까는 일, 점심 한 끼를 해결하려고 아침부터 나와 구경하는 현지 어른들과 아이들을 위해 200인분 이상의 김밥 만드는 일, 그리고 준비해 간 선물 나누는 일 등을 함께했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우리 청소년들은 누구 하나 뒤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서로 더 힘든 작업을 자처하고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행복한 표정의 현지인들에게서도, 땀범벅이 된 우리 청소년들에게서도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벅찬 순간들이었습니다.
현지 청소년들과 함께한 문화교류활동도 기억에 남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음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손짓 발짓과 얼굴 표정만으로도 이들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젊은이들의 문화는 공간을 초월한 공감대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주일미사 후의 친교와 봉사활동, 아름다운 시아누크빌 바닷가에서의 해수욕, 성당에서의 깊은 묵상과 나눔,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만 현지 친구들과의 아쉬운 작별, 앙코르 와트(Ankor Wat)에서의 현지 문화체험 등 모두가 우리 청소년들의 밝은 미래를 위한 소중한 경험이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이 보람 있고 가슴 벅찬 활동을 허락해주신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과, 현지에서 주님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계신 이옥연 율리안나 수녀님, 함께하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대전교구 청소년 국장 박진홍 신부님, 그리고 이 FIAT 활동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해주신 인솔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FIAT의 활동은 작지만 아름답게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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