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정보화의 첫 걸음은 주교회의가 의욕적으로 시작한 「모세 프로젝트」.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정보화 프로젝트엿고 그 성과를 얻기 전에 무산되긴 했지만 나름대로 정보화에 대한 교회의 시각과 노하우를 축적한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이후 각 본당과 교구별로 이뤄져온 행정 전산화,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의 구축 등은 한국교회 정보화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들이다. 한국 사회가 정보화에 눈을 돌린 것이 겨우 10년을 조금 넘었고 한국교회의 관심은 그보다 더 더 늦은 것이 사실이다. 「모세 프로젝트」가 기획된 것은 각 교구에서 전산화의 필요성을 부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방향을 모색하던 시기였다.
‘굿뉴스’ 출범으로 본격화
본당 관리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컴퓨터로 업무처리를 하는 본당이 늘어나면서 교구 차원의 전산화가 모색됐다. 특히 서울, 대구, 부산, 인천, 마산교구 등 본당 컴퓨터 보급률이 높은 대도시 중심의 교구에서는 구체적인 전산화 계획이 수립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세」가 좌초한 후 각 교구는 독자적인 전산화를 추진해왔고 서울대교구의 「양업」이 출범하고 인터넷 「굿뉴스」가 개설되면서 한국교회 정보화는 급류를 탔다. 서울 양업에 이어 인천에서 양업이 시작됐고 교구와 수도회를 중심으로 인터넷 홈페이지가 급박하게 개설됐다.
현재 사이버 세계 안에 자리잡은 가톨릭 교회 사이트는 200여개를 헤아린다. 가톨릭을 표방하고 있는 이들 사이트 중 교구가 10개 안짝, 국내외 성당 100여개와 수도회가 포함되고 개인 홈페이지는 제외한 수치이다. 한국의 인터넷 사용인구는 1000만명. 신자비율이 8% 가량이므로 80여 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신자 네티즌으로 추산할 수 있다. 100만명에 가까운 신자들이 사이버 세계를 항해하고 있다. 정보사회에 대한 사목적 대처 방안의 모색은 더 이상 그 필요성을 논할 단계가 지난 것이다.
하지만 초보적인 인프라의 구축, 인터넷 인구의 급증과 컴퓨터 사용이 보편화됐지만 한국교회 전체로 볼 때 아직 정보화 기기는 원활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서울 등 대도시 교구와 지방 교구의 큰 편차이다. 교구내 본당 전체가 하나의 망으로 연결, 네트워크를 구축한 서울대교구와는 달리 지방교구의 경우 네트워크는 엄두도 못내고 본당 업무를 전산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하나가 아쉬운 실정이다.
다음 문제는 콘텐츠의 개발이다. 이는 한국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특히 이제 걸음마를 하기 시작한 한국교회 정보화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가 네티즌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축적하는 것이다.
가톨릭교회와 가르침에 대해 종합적이고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은 현재 무엇보다 시급하다. 실제로 수백개의 가톨릭 관련 인터넷을 뒤져보면 몇 개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가톨릭 관련 정보가 충실하게 정리돼 있는 곳이 드물다. 그리고 행정 전산화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것은 각종 행정 문서의 통일이다. 교구나 본당 등에서 행정 전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각종 문서 양식이 통일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논의는 그동안 꾸준히 문제가 제기됐으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방향이 잡히지 않은 상태이다.
정보화 마인드 형성 급선무
고무적인 것은 인터넷 사이트들이 각종 의견 수렴과 토론의 장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보사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다양성이라고 할 때 이는 매우 중요한 변화이다. 각 사이트마다 마련된 게시판에서는 매일 다양한 주제를 두고 열띤 토론이 이뤄진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광경이다. 물론 이 여론의 장이 거전하게 발전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기는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화 마인드의 형성이다. 어떻게, 무슨 목적으로 정보화기기를 활용하는가가 정보사회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일 것이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보화의 조류에 참여하는가가 교회 정보화의 성공적인 추진의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 교회는 많은 것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 국내 가톨릭 사이트
■ 가볼만한 국내 가톨릭사이트
▲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 98년 개통된 이 사이트는 「주교회의」, 「한국교회」, 「지름길」, 「게시판」, 「전자우편」등의 메뉴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주교회의 내 「문헌자료실」은 옛 문헌에서 최신 자료들까지 다양하게 마련돼 얼마든지 활용가능하다
▲ 굿뉴스 「Good News」 - 서울대교구서 운영하는 사이트로서 「가톨릭 광장」, 「통신 광장」, 「정보광장」등의 메뉴를 제공.「굿뉴스」는 실시간 인터넷 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톨릭광장」에서는 다양한 가톨릭 관련정보를 전달하고 특히 굿뉴스 웹메일은 네티즌들에게 큰 인기.
▲ 성바오로 선교 인터넷 - 「가톨릭교육관」, 「도서관」, 「정보관」, 「나눔관」등의 메뉴를 제공. 특별 서비스로 성서의 세계, 성서·교리퀴즈, 스크린세이버 자료실 등을 운영한다. 특별히 교회단체들에 무료로 홈페이지를 제공한다. 축하·부활·성탄카드 서비스도 하고 있다.
▲ 가톨릭대 성신교정 도서관 - 13만6000여권의 도서를 안내받을 수 있다. 「정보검색실」에서는 도서, 논문의 검색은 물론 외국의 주요도서관의 데이터베이스도 이용가능. 「가톨릭 정보」에서는 교회기관, 단체, 본당 등 각종 언론, 교리, 성지, 가톨릭 자료실 등의 사이트가 소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