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국회의원을 뽑는 4·13총선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새천년을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묵은 정치를 버리고 상생의 정치, 화합의 정치, 사랑의 정치를 지향하고자 하는 국민적 열망을 반영하듯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수많은 시민단체와 교회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올바른 선거, 제대로된 일꾼들을 뽑자고 호소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번 선거가 갖는 의미는 우리나라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짐작해 볼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와 한국 평협, 각 교구 정평위, 천주교 총선연대 등을 비롯한 수많은 교회 단체들도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 생명과 진리, 사랑의 가치에 입각, 신자들의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해 줄 것을 호소해 오고 있다. 이같은 요청들은 우리의 한 표, 한 표가 국가의 장래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며 유권자들이 생명과 진리와 사랑의 잣대로 투표에 임해준다면 우리의 잘못된 관습과 풍토들을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 일 수 있을 것이다.
전체 유권자 3350만여명 가운데 300만여명의 가톨릭신자 유권자들만이라도 용기 있는 자세로 선거에 임한다면 우리사회는 진정 큰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신자들은 한국평협이 총선과 관련한 성명서에서 밝혔듯이 이번 총선거를 맞아 우리의 모든 역량을 동원,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불의한 구조를 타파해야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불의한 구조를 타파하는 절호의 기회로 이번 선거를 활용, 잘못된 사회구조를 바로잡고 새천년의 희망을 심을 수 있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먼저 후보자의 태도와 인격은 물론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는지를 살펴보고 생명을 존중하고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후보인지를 파악, 신중하고 분별력 있게 자신의 귀중한 한 표를 행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체적으로 태아에서 장애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생명을 존중하고 남의 인권을 존중할 줄 알며, 특히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 북한동포의 인권까지도 염두해 주고 있는 인물, 정직하고 신의를 키지는 정치인을 선별, 우리의 지도자로 뽑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역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진리와 양심에 바탕을 둔 정의로운 행동을 하는 사람, 가진만큼, 벌어들인 만큼 성실하게 납세하고 각종 비리에 연루되지 않은 사람이 뽑힐 수 있도록 바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선택이야말로 진리이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며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300만 신자류권자들은 생명과 승리의 부활대축일을 열흘 앞두고 실시되는 4·13 총선거를 맞아 하느님 뜻이 무엇인지를 깊이 묵상하고 「내 한 표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각오로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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