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동포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관심을 갖기로 다짐해보자. 3월 27일부터 30일까지 열린 2000년 한국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에서는 참으로 뜻깊은 일이 결정됐다. 민족화해위원회의 활동 방향을 논의하면서 남녘의 14개 교구와 북녘 땅의 각 시도가 결연을 맺고 기도와 후원을 강화하기로 한 점이다.
자매 결연을 맺기로 한 것은 이미 지난해 추계 총회에서 결정된 내용이지만 이번에 이를 재확인한 것은 각 교구민들이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도록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과거 냉전과 반공 이데올로기가 온 나라를 지배하던 시기에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뜨거운 동포애를 지난 몇 년 동안 보여주었다.
지금도 각 교구와 수도회, 기관·단체들이 알게 모르게 북한을 지원하기 위한 구호의 손길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최근 들어 북녘 돕기에 대한 관심이 조금은 덜한 것 같다는 점이다. 대북지원과 북방선교는 다양한 수준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련 기구와 조직 관계자들의 모임에도 이 점에 대해서 대부분 공감하고 창구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남녘 교구들과 북녘 시도가 결연을 맺는 것은 통일 과정과 통일후를 바라보고 열망하는 우리들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된다. 물론 자매 결연이라 함은 서로가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교황하며 인적 물적 교류를 나누는 상호적인 관계이다. 따라서 남녘 교구와 북녘 시도와의 결연은 아직 우리들만의 「짝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다. 북녘에서는 우리들의 이러한 선의에 대해 오히려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거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선의가 언젠가는 북으로부터의 미소를 받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사랑의 짝짓기」를 겸허하게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남녘의 각 교구는 북녘의 결연 지역을 위해 특별한 기도를 바쳐야 할 것이다.
공식적으로서만 아니라 모든 신자들이 미사 중에, 모임에 앞서, 그리고 모든 일상 생활 중에 북녘에 살고 있는 우리의 한 핏줄, 한 형제를 위해 기도하고 여러가지 기회를 통해 직접 나눔을 실천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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