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연히 무기를 쥐고 일어서는 것은 천주의 깊은 배려에 의한 것이다』
1943년 8월 일본 동경 교구장 도이 타츠오 대주교는 「대동아 전쟁과 가톨릭」이라는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최근 국내에서 150쪽 분량의 조그만 책자가 한 권 발행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전시, 일본 가톨릭 교회의 입장과 신사 참배」라는 제목의 이 책자는 소위 「대동아 전쟁」에 일본 교회가 어떻게 협력했는지,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이었는지를 고백하고 있다. 물론 엮은이는 책에서 「역사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해서 과거의 사건과 인물을 현재 시점에서 비난만 할 수는 없음을 잊지 않고 지적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제삼천년기」35항에서 『정확한 역사적 판단은 그 시대의 문화적 조건에 대한 면밀한 연구와 분리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선 우리는 그것이 일본 가톨릭 중앙협의회 복음선교연구실에서 발행됐다는 것, 그리고 책에 담긴 내용을 통해 본 일본 교회의 솔직함에 놀라게 된다.
교황은 「제삼천년기」를 통해 이미 『참회를 통해… 과거를 정화하지 않고는 새로운 천년기의 문턱을 넘어 설 수 없다』고 말했으며 최근 바티칸에서 과거 2000년 동안 교회의 과오를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는 예식을 거행했다. 교황의 「내 탓이요」는 그 도덕적인 힘을 바탕으로 여러 나라로부터 비슷한 고백을 이끌어냈다.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이 이미 주교회의 차원에서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청원했으며 미국에서는 각 교구별로 사순절을 시작하면서 담화문을 발표해 교황의 청원에 응답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가톨릭 뿐만 아니라 다른 그리스도교 형제들, 그리고 타종교인들, 비종교인들에게 있어서도 이 같은 참회와 겸허한 용서 청원의 자세가 요청된다.
일본교회의 과거에 대한 고백 역시 그것이 절절한 참회와 통회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 부끄러운 과거의 죄에 머물지 않고 평화로운 미래를 위한 거름이 될 것으로 믿어진다.
공동체의 죄 고백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각자 자신의 죄를 고백할 수 있는 용기를 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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