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은 제19차 세계 병자의 날이었다.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2년 병자들에 대한 봉사 정신을 확산시키고, 봉사자들을 격려하고자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인 2월 11일을 ‘세계 병자의 날’로 제정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는 병자들과 가족들, 보건사목 종사자들,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기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도 그동안 각 교구별로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는 병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오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제19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를 통해 “이날은 고통의 신비를 묵상하고 아픈 우리 형제자매들을 각별히 생각해보는 은혜로운 기회”라며 “모든 교구는 고통 받는 이들을 더 효과적으로 돌보도록 촉진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여러분이 날마다 체험하는 고통과 희망에 저 자신도 함께 참여해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치유하고 평화를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계 병자의 날은 고통의 신비를 묵상하며 아픈 우리 형제자매들을 각별히 생각해보는 은혜로운 시간이다. 모든 이들이 우리의 형제자매이니 만큼 그 누구보다도 병든 이들, 고통 받는 이들, 보살핌이 필요한 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쏟아야 한다. 그 누구도 자신이 사람들에게서 잊혔다거나 버림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통 받는 이들을 받아들이고 함께 그 고통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인간으로서의 참된 도리일 것이다. 인간애의 참된 척도는 바로 이처럼 고통과 고통 받는 이들과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된다. 한 사회가 고통 받는 구성원을 배척하고 그들의 고통을 나눌 수 있는 자세를 갖추지 못한다면 그러한 사회는 비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곧 아픈 이들이 반드시 우리의 관심 한가운데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우선 각 교구는 병자들의 신체적, 영적 돌봄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확대해나갈 필요성이 있다. 한국교회는 병원사목의 활성화를 통해 환자들이 하느님의 충만한 사랑을 가슴 깊이 체험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우리 각자는 세계 병자의 날을 지내며 고통 받는 이들의 벗이 되어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환자들에게 영적으로 희망과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오늘도 병든 우리 이웃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는 모든 자원 봉사자들과 관계자들의 노고와 희생에 감사하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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