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해안에 내린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설로 인해 강원도와 울진, 포항 등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신자들과 여러 본당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
원주교구 북평본당은 쌓인 눈에 무게를 이기지 못해 새로 지은 사무실 건물과 교육관 건물 천장 등이 내려앉았다. 대구대교구 포항 문덕본당의 경우엔 피해가 더 심각하다. 지난 14일 적설량 70cm의 폭설로 인해 임시 조립식 패널로 지은 성당 지붕이 완전히 무너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성당을 건립하겠다는 마음으로 임시 건물에서나마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던 공동체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었다.
포항 문덕본당은 당분간 성당 옆 교육관에서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하지만 건물이 협소하고 시설이 열악해 장기간 이곳에서 미사를 봉헌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특히 이젠 더 서둘러 새 성당을 건립해야 할 상황이지만 주일미사 참례자 130여 명 중 성인은 80여 명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3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이 대부분이라 기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덕본당 권오관 주임신부는 “조립식 건물이라 복구는 불가능하기에, 하루빨리 새 성당을 봉헌하라는 주님의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폭설 피해 후 매일 성당에 나와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는 공동체 신자들을 보면 가슴이 미어지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연재해로 인해 피해를 입은 본당이나 신자들에 대한 한국교회 신자들의 관심과 나눔은 뜨거웠다. 신자들은 모두 자기 본당의 일처럼 함께 아픔을 나누며 피해 본당 공동체가 조속히 일어설 수 있도록 물적, 영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주님의 모범을 따르는 참 신앙인의 모습일 것이다. 다시 한 번 그런 사랑의 실천이 절실하다. 이번에도 많은 신자들의 나눔으로 큰 고통과 어려움을 겪는 피해 본당들과 신자들에게 형제적인 사랑이 이런 것임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을 체험한 피해 본당들이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공동체로 거듭나길 간절히 기원한다.
최근 한국교회 안에서 기부와 나눔에 대한 신자들의 참여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증가 추세는 김수환 추기경의 영향이라고 한다. 김 추기경의 솔선수범이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어렵고 힘든 형제와 공동체에 대한 나눔 실천과 사랑이 더 넓게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나갈 수 있도록 힘과 마음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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