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사형제도 폐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많은 생명들이 처형되고 있다. 국제 엠네스티 한국지부가 18일 발표한 「1999년도 전세계 사형집행 실태」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31개 국가에서 최소한 1천8백13명이 사형에 처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기간 사형을 선고받은 자는 총 63개국에서 3857명 이상이라고 한다.
「사형제도는 폐지돼야 한다」는 가톨릭교회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끊임없이 전세계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사형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사형집행에 대한 유보」를 요구한 국제엠네스티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차제에 사형제도에 대한 우리 교회의 입장을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2000년 대희년을 맞아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전국 규모의 사형제도 폐지운동에 적극 나서기로 한 사실을 상기하자. 한 마디로 「오직 하느님만이 생명의 주인, 사형제도 폐지로 생명의 문화를 가꿉시다」는 것이 교회입장이다.
우리 교회는 사형제도에 대해 「자연법을 어기는 행위이며, 하느님의 절대권위에 대한 침해」임으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사형이 최선의 범죄 억지책이 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무죄한 자의 생명을 보상할 길이 없다는 점에서도 사형제도의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에 의해 사형이 처해진 사형수의 생명에 대한 윤리적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하는 문제다. 국가는 생명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므로 인간 생명을 단절시킬 권한이 없는 것이다.
인간 생명에 대한 권한은 오직 하느님께 귀속되며 따라서 사형은 국가의 권한과 능력의 한계를 벗어난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근본적 침해이다. 그리고 인간 생명의 기원과 목적은 인간 스스로에 게 있는 것이 아니며 창조주 하느님 그 자체에 있다는 사실이다. 또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미 천상 생명에 참여하고 있다는데 인간존엄성의 심오한 근거가 있다.
이러한 인간 존엄성에 근거해 사형은 인간이 회개와 보속의 기회를 박탕하게 하며 그 어떤 가치와도 대체될 수 업고 불가침적이며 죄로 인해서도 상실되지 않는 인간존엄성을 침해한다. 신자들이 명심해야할 사형제도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다시한번 강조해본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구원에로 불리운 존재인 인간은 하느님으로부터 선사받은 미래로 나아가는 존재이기에 사형은 그리스도교적 인간관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침애로서 분명 사회속에서 사라져야 할 제도적 폭력이며 살인』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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