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본당의 주임신부님은 가족문제에 관심이 크십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행사를 기획하여 운영하고 계십니다. 작년에는 시니어분들을 위해 영정사진찍기 행사를 했는데, 올해는 가족사진을 찍어 주는 행사를 하겠다고 합니다. 저희 부부는 본당의 가정사목분과 소속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어, 올해 초 신부님과 식사를 함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신부님께서는 이런 행사의 취지를 들려 주셨습니다.
요즘 3대 이상의 대가족은 찾기 힘들고, 대개 부모와 자녀 중심의 3∼5명 정도의 핵가족이지요. 하지만 몇 명 안 되는 가족 구성원 사이에도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꽤 된다고 자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본당에서 가족사진 찍기 행사를 하면, 가족들이 의논을 시작해야 합니다.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간중에 언제로 가족 구성원 모두의 시간을 맞출지 이야기하면서, 또 멋진 가족사진을 완성하기 위해 모처럼 새 옷도 장만하러 다니고하면서 가족 내의 작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기분이 좋아지게 되면 부모들은 자녀에게 잔소리보다는 긍정적인 격려의 말을 건넬 수 있고, 자녀들도 부모에게 평소에는 드러내지 않던 관심을 표현하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모임을 마치면서 주임신부님께서 다음에는 자녀들까지 모두 데리고 와서 함께 식사를 하자시면서, 그 자리에서 자녀들에게 부모님이 다투시는지 물어서 부부싸움 정도에 따라 천만 원에서 1억 원까지 벌금을 받겠다고 하시더군요. 부부싸움이 자녀에게 가장 큰 해악을 미친다는 말씀을 유머로 풀어주시는 신부님의 재치로부터 본당의 가족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고, 가족 대화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하루 중 단 몇 분이라도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 주님이 흐믓한 눈으로 바라봐 주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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