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시작되는 새벽! 일상에서 나의 벗이 되어주시는 주님과의 만남의 시간이다.
기도로 시작되는 삶속에서 오늘을 살기위해 일용할 양식을 얻고자 주님 앞에 앉아있다 양식이 떨어질까 하는 두려움과 아무런 느낌 없이 앉아 공허함이 반복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나를 보며 알 수 없는 무엇을 발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그렇지만 깨끗하고 맑고 뚜렷한 무엇인가가 내 안에서 나와 친구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 친구와 나는 누구와도 할 수 없는 말을 해도 비밀이 확실히 지켜지는 대상이다. 그렇지만 그 친구는 내가 보고 싶어도 잘 만나주지 않는다. 아니다! 내 마음이 무기력하거나 다른 친구를(생각, 판단, 불편한 감정 등) 동반하면 만나주지 않는 아주 콧대가 높은 친구다. 때로는 다른 친구를 찾고자 해본다. 그러나 그만한 친구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어느날 그 친구는 선물 꾸러미를 가져와서 펼쳐 보이며 나에게 선물을 건네주었다. 그 선물은 사물을 보는 거울이 아닌 마음을 다 볼 수 있는 거울이다. 그 거울을 보기 전에 나의 마음은 그래도 예수님을 닮고자하는 삶이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조용히 방안에 앉아 숨을 고르게 쉬고 난 후 마음을 볼 수 있는 거울을 조심스럽게 꺼내어 마음을 보기 시작한 순간, 나는 그 거울을 닫고 말았다. 거울에 비추어진 나에 대한 두려움과 보이고 싶지 않은 부분들이 다 보여 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시 거울을 꺼내어 마음을 비추기 시작했다. 거울 속의 나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꼭두각시 인형이 되어 무대 뒤에서 볼 수 없는 실로 조정하는 누군가의 손 동작에 맞추어서 열심히 춤을 춘다. 그러나 인형은 무대 위의 춤추는 삶에 지쳐 관객이 되고 싶어 무대를 빠져나와 객석으로 도망친다. 그러는 순간 무대 뒤에 있던 그 누구는 보이지 않는 실을 잡아당겨서 나를 무대 위로 끌고와 다시 춤을 추게 한다. 무대 위에서 춤추는 나는 일상에 지쳐있고 그 생활을 탈피하고픈 마음이다.
그렇다면 어찌 하오리까! 그래 이왕에 도망 갈 수 없으면 그 누군가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실에 내 인생을 맡기면서 즐길 수밖에! 하루의 삶이 예수님의 십자가에 감히 비할 수는 없지만 조금만 힘들어도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투정! 봉사라는 그럴듯한 이유 안에서 작은 알갱이는 하루에도 몇 개씩 오르락내리락 거듭한다. 순간 거울로 나를 비추면 내 마음에는 상상하지 못한 보고 싶지 않은 것들로 가득 차 있다.
나는 그것들을 하나씩 내 마음에서 지워가며 그 누군가 보이지 않는 실로 완전하게 당겨 주실 그때까지 꼭두각시 인형으로 무대 위에서 춤을 추며 즐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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