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떤 교육에 참여했는데, “행복과 불행은 ‘사소한 것’에 관심을 가지느냐 가지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는 표현을 만났습니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말라는 제목의 책도 나와 있고, 직업상 시시콜콜한 일에 집착하느라 정작 중요한 일을 놓친다며 심리적인 고충을 털어놓는 내담자들도 자주 만나 오던 터라, ‘사소한 일’이란 과연 무엇으로 정의 내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교육 시간 내내 뇌리를 맴돌더군요.
행복과 불행을 가늠하는 기준으로서의 ‘사소한 것’이 시시콜콜한 일이라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사소한 것’이란 보잘 것 없어 보여 눈 여겨 보지 않으면 쉽게 놓치게 되는 일들이 아닌가 합니다. 그믐달과 밝게 빛나는 별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로를 빛내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야간 산책,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찹쌀∼떡 소리, 이웃에게 대보름 오곡밥과 부럼을 나누는 손길,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노란 산수유…. 사실 이런 것들이 무슨 대수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런 평범한 일들에 아! 하는 탄성을 지르고, 그 일과 관련된 나의 추억을 나누고, 감사할 줄 아는 데서 삶의 기쁨이 하나둘 더 쌓여가는 것이 아닐까요.
이런 생각을 따라가다 보니, ‘사소한 것’은 오히려 우리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임을, 따라서 ‘사소한 것’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을 더 깊이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라’는 성경의 한 구절처럼, 하루 중 몇 개라도 작지만 감사해야 할 일을 기억하고 이야기 나누려는 시도를 해봐야겠습니다. 부지런히 새 학기 수강신청을 마친 큰 딸, 배고프다며 저녁밥을 맛나게 먹는 작은 딸, 설거지를 도맡아 하는 배우자의 뒷모습,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사소한 것’, 오늘 새삼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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