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구가 한국교회 내에서는 최초로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는 결혼이주여성과 그 자녀들로 구성된 합창단을 창단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간 교회 안팎에서 일회성 행사나 이벤트 차원의 프로그램 등으로 다문화 가정에 다가간 일은 적지 않았지만 이렇게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들이 함께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기는 처음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언어 차이, 문화 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목적 대안을 고민하며 현대의 가난한 이들인 다문화 가정에 한발 더 다가서려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온 대전교구의 신선한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
대전교구 이주사목부 대덕구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는 오는 19일 창단을 목표로 이미 오디션 등을 거쳐 6개국 16가정 어머니 16명과 어린이 등 총 37명의 단원 선발까지 마친 상태라고 한다. ‘모이세다문화가족어린이합창단’으로 이름 붙여진 합창단 창단은, 배경이 되는 국가와 문화는 물론 종교, 가치관 등이 서로 다른 구성원들이 음악을 매개로 한 ‘관계형성’, ‘연대’의 모습을 통해 가톨릭의 ‘보편성’을 잘 드러냈다는 점에서 뜻 깊은 시도라 할 수 있다. 아울러 구약시대부터 이어져온 교회의 전통인 ‘환대’를 구현해내는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합창단이 계획하고 있는 활동은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의 재능 계발은 물론이고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정체성을 올바로 세워 이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훌륭하게 성장해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등의 순기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우리 사회가 이주민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합창단의 활동이 앞으로 합창단원으로 참여하는 다문화 가정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많은 다문화 가정들이 힘을 얻고 보다 건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다문화 가정을 필두로 한 다문화 현상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주요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래의 우리 사회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지난 2007년 100만 명을 넘어선 이래 지난해 11월말을 기준으로 125만10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다문화 가정의 수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전교구의 합창단 창단을 계기로 한국 교회 곳곳에서 다문화 가정을 위한 다양한 사목적 관심과 배려가 보다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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