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은 제37차 성소주일이다. 성소계발은 교회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 중 하나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교회는 성소주일을 지정해 지내면서 더욱 많은 젊은이들이 거룩한 사제로, 수도자로 살아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한국을 방문한 서구 여러 나라 인사들이 기꺼이 부러움을 표시할 정도로 풍부한 사제 성소를 자랑해왔다. 서구 신학교들이 지원자가 없어 텅텅 비어 있을 때 우리는 7개의 신학교가 문을 열 정도로 많은 성소 지망생들이 성직의 문을 두드려왔다.
그러던 것이 얼마 전부터 「성소위기」를 거론할 정도로 눈에 띄게 성소자들의 수가 줄어들어 일견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물론 아직은 큰 걱정을 할 정도로 수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대신학교 지원자가 20%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아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올해의 추세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여러 조사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과거 교회의 구성원들과는 엄청난 가치관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신앙과 삶이 하나가 되는 일체감이 점점 현대인들에게서는 희박해지고 있으며 고귀한 가치에 몸을 던져 한평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현대 물질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진다.
성소계발은 청소년의 신앙교육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신앙을 삶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여길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본당과 가정, 특히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가정은 성소의 못자리이다.
부모가 아침, 저녁, 기도를 바치고 주일이면 어김없이 자녀들 손을 이끌고 성당으로 가 미사를 참례하며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는 기도를 올린다면 이들 자녀들에게 신앙은 무럭무럭 커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서 거룩한 성소의 부르심이 있을 때 기꺼이 응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교구에서는 성소국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제 성소국의 극히 제한된 업무만으로는 성소계발의 엄청난 소명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는 가정에서 나서야 한다. 본당과 함께 가정에서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성소계발을 위한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모든 삶에서 교육이 이뤄지는 가정에서 성소의 소중함과 거룩함을 인식하고 자녀들로 하여금 거룩한 부르심에 응답하도록 가르치지 않는다면 한국교회 역시 미구에 텅텅 비어있는 서구 교회 신학교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어찌 장담하겠는가.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씀대로 영원한 생명에로의 부르심에 자녀들이 기꺼이 응답할 수 있도록 모든 가정에서 간절한 기도를 바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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