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가정 공동체」를 통해 현대의 가정 상황을 빛과 어둠의 갈등으로 묘사한 바 있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자유에 대한 인식, 여성의 지위향상, 자녀교육 등에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기주의 물질주의 이혼의 증가 낙태 등 기본가치가 붕괴되는 징조가 뚜렷하다』고 우려했다.
작금의 국내 가정 상황은 그야말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표현대로 어두움과 빛의 혼돈 속에 놓여 있는 모습니다. 현대의 가족위기를 말할 때 자주 거론되는 주제가 이혼이라고 볼 때, 98년 현재 한국에서는 결혼한 10쌍 가운데 3쌍이 이혼을 하는 실정이다.
40~50대 중년부부 이혼이 증가하는 양상이고 이혼에 걸리는 기간도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절반이상이 이혼 결심 후 1년 이내에 이혼했으며 10명중 1명은 결심 1개월만에 헤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은 한마디로 한국의 가정들이 심각한 도전과 붕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을 시사해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이유를 어느 한가지만으로 단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산업화로 인한 가회 경제적 환경의 변화안에서 과거 전통의 가치관은 물론 교회 가르침은 거부되어지고 인간존엄성과 생명은 경시되는 가운데, 하느님의 존재 또한 불신하게 되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신자들도 이혼문제에 대해 무감각하다는 것이다. 교회법상 금지하고 있는 사항임에도 절반 이상은 이혼을 한번이상 고려해 본 적이 있다는 상황이다.
서울대교구가 조사한 결과에서 44.7%가 『이혼을 한번이상 생각해 본적 있다』고 답했고 그럼에도 불구 이혼하지 않는 이유는 자식들 때문이었다. 교회 가르침 때문인 경우는 10명중 1명 정도에 불과했다. 이러한 사례뜰은 우리 교회가 가정사목과 관련해 반성해 보아야 할 수많은 꺼리들을 제공해 주는 좋은 자료일 수 있다.
그간 교회는 그리스도인의 혼인이 하나의 「성소」임을 강조하면서 사제 수도성소를 위하여 들인 노력과 비교할 때 「가정성소자」들을 위해서는 얼마만한 사목적 배려를 했는지, 또 기존의 부부들과 가정에 대해서는 어떠한 적극적 시선을 두었었는지 등등…
97년 10월초 브라질에서 있었던 제2차 세계 가정대회를 통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가정은 인류의 거룩한 유산이며 인간이 자신의 인간적 그리스도교적 소명을 발견하고 실천하는 첫번째 기본적 환경이며 그 이외의 어떤 것도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대신할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오늘의 가정을 살리는 일은 바로 복음화의 가장 기본적인 영역임을 특히 사목자들은 새롭게 인지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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