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은 교사들의 대희년이다.
이에 앞서 15일은 「스승의 날」로 지내고 있다. 이날은 지식과 지혜를 가르치고 인생의 경험을 전해줌으로써 삶의 지표가 됐던 스승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되새기는 날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우리의 스승들이 오직 성적만이 교육의 지상 목표가 되어버린 학교 교육 체제 안에서 그 참모습을 잃어버리고 있음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제자들이 감히 그림자도 밟지 못했던 스승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모습은 이제 우리 교육 현장에서는 찾아보기가 어렵게 됐다.
스승의 날인 15일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 기념식 축사를 하던 교장 선생님이 학생들의 웅성거림으로 축사를 낭독하지 못했다. 이를 보다 못한 교사가 한 학생의 머리를 쥐어박자 주위의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112에 신고를 했다는 소식이 「서글픈 스승의 날」이라는 제목으로 전해졌다. 일선 교사들 중에는 자신의 자녀가 부당한 대우를 선생님으로부터 받았다며 교무실을 찾아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때로는 멱살잡이까지 당했던 경험을 깊은 한숨과 함께 토로하는 경우도 있다. 참으로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철없는 제자들의 온갖 치닥거리를 해야 하고 혹시 문제가 있는 학생이라도 있으면 가정 소사까지 일일이 신경 쓰며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하는 그 안타까움과 절절한 사랑 때문에 생긴 말이다.
하지만 과연 사회 안에서 선생님들은 그 중요성과 노고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오지 못했었다. 콩나물 교실에 열악한 근무 환경, 낮은 봉급 수준, 온갖 잡무에 시달려야 하는 고단한 교단에서의 생활.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선생님들은 적어도 교직이 자신의 천직이라는 생각과 미래의 기둥들을 키운다는 소명 의식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학생들을 사랑으로 양육해왔다. 하지만 이제 안타깝게도 선생님들의 권위와 명예가 땅바닥에 떨어지고 그러한 현실에 환멸을 느껴 교단을 떠나는 선생님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의 선생님들이 당당하게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훈육할 수 있는 때가 다시 오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한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간절한 것은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스승이 단지 아무런 인격적 교감 없이, 사랑과 애정 없이 지식을 전달하는 단순한 입시 학원 강사가 아니라 전인적인 삶의 모범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물론 상급학교 진학이 지상 목표인 우리 교육 현실에서 이는 비현실적인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지만 백년대계로서의 교육을 생각해본다면 이 같은 이상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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