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의 붕괴는 우리 사회의 미래가 무너져 내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일선 학교에서 드러나는 우리 교육 현실의 문제는 그대로 우리 국가와 사회의 10년 뒤 20년 뒤 그대로 재현될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결코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 사회, 국가 전체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의 문제는 과연 그들을 탓하고 꾸중해 해결될 수 있는가.
『요즘 아이들은…』운운하면서 그들의 버릇없음과 이기심을 탓함으로써 오늘날의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답은 결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문제는 바로 어른들의 문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입시 만능, 지식 교육 중심의 학교 교육, 남을 제압하고 앞서기만을 바라는 사회 전반의 과열된 경쟁 의식, 주식이니 부동산이니 재테크에만 혈안이 돼 있는 사회분위기가 바로 오늘날 우리 교육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주범들이다.
물질 만능주의 풍조 속에서, 심화되어가는 부익부 빈익빈의 현실 속에서 가정이 깨어지고 그렇게 깨진 가정에서 뛰쳐나온 청소년들은 비행 청소년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교사들은 콩나물 시루 같은 교실에서 잔업에 시달리며 오직 성적 지상주의에 입각한 교육만을 강요당해 학생 하나 하나와 인격적 교감을 갖고 전인교육에 전념할 수도 없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가톨릭 교회는 교육에 있어서 남다른 소명을 갖고 있다. 가톨릭 신자 교육자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이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교육의 소명을 새롭게 인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교회가 나서야 한다. 가장 고귀한 가치를 지향하는 그리스도교 교회는 청소년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고 이상과 꿈을 키워주는데 있어 가장 적합한 주체이다. 교회의 가르침 자체가 바로 미래에 대한 밝은 전망을 던져준다.
현실적인 면에서도 교회는 올바른 교육, 교육의 모범을 보여주기에 매우 훌륭한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전국의 교육 기관 뿐만 아니라 각 본당의 공간과 인적 자원을 활용해서도 교회는 우리 청소년들이 바르게 자라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교회의 청소년 사목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돼야 한다. 그저 가르침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들이 구체적으로 몸담을 수 있는 공간이 제공돼야 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청소년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들의 가치관에 공감해야 하며 그들이 아파하고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하낟. 그들의 눈으로 보고 그들의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청소년 사목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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