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항쟁이 올해로 스무돌을 맞았다.
군부독재에 저항했던 광주시민들의 정의가 성년을 맞은 오늘, 광주에서 그리고 전국에서 그 추모의 뜻을 기리는 행사들이 펼쳐졌다.
20주년을 하루 앞둔 17일만해도 80년 당시 「금남로 시위」를 재현했던 전야제를 비롯해 추모식, 국제학술회의, 영화제 등이 쏟아졌고 또 광주대교구에서도 초청강연, 추모미사, 심포지엄, 자전거순례 등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행사들을 마련했다.
오늘의 이같은 행사들이 있기까지 그동안 5.18 특별법이 제정되고 피해 당사자들에게 일정한 보상도 주어졌다. 그리고 5.18 정신이 역사 속에서 민주화운동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정신의 완성은 멀었고 지금도 계속 이어져야만 한다.
20주년을 맞는 성대한 행사 뒤에는 아직까지도 당시의 아픔과 희생이 그대로 남아있다.
물질적인 보상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이 남은 것이다. 바로 그 때를 겪었던 부상자, 행불자, 정신질환자, 유족들 가슴 속에 남은 5.18의 잔상들이다. 현재 살아있는 5.18 관련 정신질환자만도 100여명.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어떤 과거보다 5.18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고 유족들 또한 마찬가지다.
5.18 정신을 계승하는 작업에서 있어서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일들이 가장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당사자들이 마음을 열고 승화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먼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5.18 묘역을 거대한 성지처럼 가꾸기에 앞서 그 진실을 오늘늘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해주고 5.18의 아픔을 간직한 이들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같은 작업을 위해 광주의 여러 단체에서 80년 당시의 영상, 문헌자료, 현재의 상황들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세계, 전국 곳곳으로 전하는 일은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광주민중항쟁이 이제 더 이상 관주만의 문제가 되지 않도록 진실을 제대로 알자. 그리고 교회에서도 5.18의 상처로 아픈 이들을 돌보고 역사 바로세우기에 적극 나서주기를 당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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