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주제로 한 글 가운데 백미로 바울로 사도의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13장」을 꼽지 않을 수 없다.
한편 TV를 무심코 보고 있으면 앙칼진 여자아이의 선언인즉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외침이 있다.
그 시대를 풍자하는 유머시리즈들도 패션의 흐름을 보여준다.
비교적 스토리 전개가 원만하면서 허를 찌르는 웃음을 선사하던 「참새 시리즈」와 요즘 유머시장을 휩쓸고 있는 「썰렁 삼행시 시리즈, 점점점 시리즈, 내꿈꿔 시리즈」사이에는 분명 기본 코드가 다름을 느끼게 하는 면이 있다.
전자들을 아날로그식 사랑, 아날로그식 유머라고 한다면 후자들은 디지털식 사랑, 디지털식 유머라고 생각해 보았다.
「방식」은 말 그대로 방식이지 주요 포인트는 역시 사랑 또는 유머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언제나 문제는 원론에 있지 않고 방식에 있다. 왜? 방식이 곧 소통이고 관계이니까.
사도들의 복음전파 시절, 초대교회 시절, 중세 시절에는 각기 그 시대에 통하는 방식이 있었다.
『사랑은 움직인다』고 하는 N세대들을 바라보면서 저애들은 교회, 종교, 신앙에 어떻게 다가가고 있을까, 저애들의 문화는 디지털인데 아날로그 방식으로 맞이해도 좋아할까?
괜한 공상이 생긴다. 마치 내 아들들과 내가 각기 다른 고장 출신이기나 한듯이.
그렇지만 밥 먹을 때 보면 여전히 아날로근데 뭐…
편리해서 무서운 세상이다. 난 막연히 디지털의 정체를 이런 식으로 이해하고 있다.
무서워도 편리하다니, 그리고 필수라니 화해할 수 밖에 도리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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