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죄부’용어 사용이 문제로 불거져 나왔다.
2017년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독일 스위스 체코 등 그 발원지를 찾아 보도한 종합 일간지들의 ‘유럽 종교개혁 500주년’기사로 인해서다.
주교회의는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면죄부는 ‘대사’의 오역이며 가톨릭교회가 금전적 대가를 받고 신자들의 죄를 사해주었다는 부정적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대사부’가 적절한 표현임을 밝혔다.
그간 가톨릭 관련 기사들과 세계사 자료에 언급된 내용으로 인해 일반 언론 매체들은 차치하고라도 특히 수많은 웹사이트 들에서 면죄부 용어의 잘못된 사례들이 자주 발견되는 상황에서 주교회의의 이 같은 단호한 입장 발표는 언론 매체 및 관련 단체들에게 천주교 용어 사용시 보다 신중함을 요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면죄부 용어 사용에 따른 논란은 한편 종교개혁 500주년 사안에 관심을 넓히게 하고 있다. 1517년 10월31일은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성 교회 문에 ‘95개조 명제’를 내건 날이다. 지금껏 개신교에서는 이 날을 종교개혁 주일로 삼고 있다. 오는 2017년이 되면 500주년이 된다. 개신교계는 이 시기를 교회 쇄신과 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분위기로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
교회 역사 안에서 볼 때 종교개혁이 가톨릭교회에 큰 혼란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통해 교회는 대대적인 쇄신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등 ‘새로움’으로 가기 위한 변혁의 틀로 삼았다.
특히 종교 개혁 이후 열렸던 트리엔트공의회는 교회 전반에 걸친 개혁 교령을 공포, 교회 개혁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실현한 공의회로 꼽힌다. 우선 프로테스탄트 개혁 교리에 대응하여 가톨릭 신앙 교리를 확인 정리하였고 전통 신앙 교리와 종교 개혁가들 주장 사이에 선을 그어줌으로써 그간 제기되어온 교의의 불명료성과 불완전성을 제거하는 업적을 남겼다.
무엇보다‘교구 신학교 설립’에 대한 교령 공포는 괄목할 만하다. 이 결정은 종교개혁을 불러온 교회의 퇴폐 상황이 결국 다수의 ‘문제’ 성직자들로부터 비롯됐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전까지 체계적 성직자 양성이 이뤄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교구 신학교 설립 교령은 개신교에 대적하기 위한 신학적 발전과 제대로 교육받은 성직자 양성에 박차를 가하게 했다.
예딘(H. Jedin)은 트리엔트공의회를 두고, ‘프로테스탄트의 종교 개혁에 대한 교회의 최고 교도직의 대답’이라 밝힌바 있다. 종교 개혁에 맞대응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교회의 내부적인 자각이며 이를 통한 참된 개혁과 쇄신의 방향을 마련했다는 뜻에서다. 이렇게 종교개혁은 가톨릭교회에 분열의 아픔을 주었지만 한편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보는 기회를 만들었다.
교회내 전문가들은 “교회가 항상 쇄신되지 않으면 약 500년전의 종교개혁 사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능한 일일 수 있다”고 말한다. 겸허한 반성과 지속적 회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오늘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뜻으로 준비되는 개신교계의 종교개혁 500주년은 우리에게도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지고 있는 듯하다.
작금의 교회 상황 속에서 자기반성과 함께 쇄신의 고삐를 다시 한 번 잡아당겨 보는 기회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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