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적인 사순의 아픔이 계속되고 있다. 3월 11일 오후 2시46분, 규모 9.0의 대지진이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고통은 여전하다. 갈라진 땅 위로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건물과 그 위를 휩쓴 검은 해일에 목숨을 잃은 수 만 명의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공포로 인해 일본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3월 19일 오후 6시45분, 지구 서쪽 리비아의 하늘에선 불벼락이 떨어졌다. 오디세이의 새벽(Odyssey Dawn)이라 명명된 연합군의 군사작전으로, 리비아 정부군과 시민군 간의 내전이 국외 전쟁으로 확대됐다. 수도 트리폴리 등 리비아 곳곳이 연합군의 미사일 폭격을 받았다.
지진과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 동쪽과 서쪽의 풍경은 2011년 사순 시기를 더욱 아프게 한다. 재앙이 지나간 일본 미야기현 나토리의 한 마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집터를 바라보며 흐느끼는 한 일본 주민과, 잿더미 속에 총을 들고 서 있는 리비아 청년의 두려움 섞인 눈빛을 마주하며 ‘과연 내가 저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하는 무력감마저 든다.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재앙 속에서 2011년 사순시기가 지나가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을 기억하며 희생과 절제, 그리고 더 큰 사랑을 약속한 우리 신앙인들의 기도가 더욱 절실한 때다. 외면 대신 관심을, 무력감 대신 기도를 선택해야 한다. 한국교회도 이들과 아픔을 나누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전국 각 교구에서는 일본 피해 복구를 위한 2차 특별 헌금을 실시하고 있고,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서는 ARS를 통해 일본 대지진 긴급구호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절망 속에서도 부활은 반드시 온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면 이 절망을 건널 수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