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어느 작은 마을에 오페라 가수를 꿈꾸는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혼자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하다가 드디어 오디션 치를 기회를 얻었다. 그 청년은 최선을 다해 노래했지만,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오디션에 낙방한 청년은 심하게 좌절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다시는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이때 그를 지켜보던 어머니가 “아들아, 나는 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녔다는 것을 안단다. 이 엄마는 네가 부르는 노래 소리를 들을 때마다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난 네가 반드시 유명한 오페라 가수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청년은 어머니의 칭찬에 힘입어 다시 노래를 시작했고, 마침내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가 됐다. 그가 바로 엔리코 카루소이다.
칭찬만큼 우리의 삶에서 에너지를 창출하는 원동력을 찾기란 쉽지 않다. 칭찬의 말 한마디는 매우 짧지만, 그것이 지니는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칭찬과 같은 격려를 통해 신바람이 나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학계에서도 널리 인정되고 있다.
10여 년 전 ‘칭찬합시다’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한 적이 있다. 어떤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나면 다시 다른 사람에게 바통을 넘기는 ‘칭찬 이어 달리기’ 프로그램이다. 너나할 것 없이 살기 힘든 세상이고, 각박한 세상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어서 마음이 흐뭇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칭찬 대상자 대부분이 “난 이제껏 칭찬받을 일 한 적 없다”고 말했다는 사실이다. 그저 사람 노릇을 했을 따름이지 별일 아니라는 식이었다. 필자의 눈으로 보면 하나같이 훌륭한 일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인데 말이다. 나는 ‘칭찬합시다’를 보며 문득 예수님 말씀을 떠올리게 된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나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을 ‘칭찬’하는데 인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칭찬하는데 돈 한 푼 들지 않는데 왜 그렇게 칭찬하고 격려하는 일에 인색한지 모르겠다. 남을 살피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한때 지성인들 사이에 유행한 책이 한 권 있다. 미국에서 리더십센터를 운영한 스티븐 코어 박사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다. 그의 이론 가운데 성공의 여섯 번째 힘이 ‘시너지(Synerg y)’다. 필자의 생각에 ‘칭찬’은 우리 사회의 도덕성과 가치관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시너지다. 시너지의 본질은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는데서 출발한다. 곧 그 차이점을 인정하고, 감정을 활용하며 서로 약점을 보완해 나아감으로써 시너지는 나온다. 그렇다. 차이점을 인정하고 존중하지 못한다면 결코 칭찬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부모와 자녀 간에, 그리고 선생과 제자 간에 가장 큰 벽은 세월과 환경이라는 벽이다. 세대 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기성세대가 일방적으로 자기 방식대로 주장한다면 결코 공동체적인 시너지는 불가능할 것이다.
칭찬을 받아 본 사람이면 누구나 안다. 그것이 때론 낯간지럽고, 입에 발린 소리이고, 아부성 발언이란 생각이 들지만 마음에 흐뭇함이 샘솟는다. 하루가 즐겁고, 일주일이 상쾌하며, 때론 두고두고 격려가 된다. 칭찬은 삶의 중요한 활력소다. 작은 칭찬들이 가정으로부터 시작해 이웃과 이웃을 돌아 시너지가 되어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할 것이다.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는 칭찬. 이제 우리 서로 ‘칭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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