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당신 곁에 머물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성당에서 마주치는 순간마다
내 품에 간직해온 묵주에 입맞춤을 할 때에도
촛불 사이로 십자가를 묵묵히 지고 계시는 성전에서도
예수님을 만나는 순간만은
나만을 위해 두 손을 펼쳐 보이고 계시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마음 속 깊은 곳에
성심을 피울 수 있는 신앙의 꽃씨보다는
허상을 위한 씨를 뿌려 물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키우다보니
이제는 예수님의 어린양인 것처럼 거들먹거리기 일쑤입니다.
언제부턴가 믿음의 시간으로만 재는 습성이
기도의 시간을 무시하며 홀대하기도 했습니다.
세례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성체를 모시기 위해 당신 앞에 섰다는 것만으로
절제 없는 행위에 취한 날이 일상이었습니다.
성호경을 바치는 이유를 물었던 때가
언제인지 가물거리기까지 한다면
십자가에서 눈 마주친 예수님이
내 안에 품고 있는 진정한 예수님이었을까요.
매일 접하는 복음 묵상이
그냥 눈으로만 들어오는 말씀이 아니라
언제든지 다가와 안기라는 말씀처럼
내 안에 예수님을 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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