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더위도 여느 해 못지 않게 기승을 부릴 듯 하다. 해마다 휴가철이면 들로 산으로 강과 바다로 수많은 인파가 더위와 일상을 피해 땀을 식히고 휴식을 취하다. 피서지를 향하는 교통대란에, 피서지에서의 바가지, 엄청난 인파로 휴식은 커녕 피로만 잔뜩 샇여 오히려 피곤만 늘어난다고 해도 아랑곳없이 매년 휴가철 북새통은 되풀이된다.
그저 일만 하던 지난날에 비해 우리나라도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비중이 더욱 늘어났고 이제는 임금 수준보다는 적절한 여가와 충분한 휴가 날짜를 직업 선택의 주요한 항목으로 꼽는 사람들도 많다. 이는 곧 생활 패턴, 삶의 양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 추세는 우리 신자들의 신앙 생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단적인 예로 피서철 도회지 성당들은 많은 경우 미사 참례자수가 평소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을 보곤 한다.
또 주일학교의 경우 휴일이 끼거나 샌드위치데이 등 여가를 즐길 기회가 마련되는 때에는 참석률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더욱이 최근 들어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사례들이 늘어나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강화되리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정작 우리 교회의 피서지 사목, 혹은 관광사목은 이러한 사회 변화를 원활하게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미사 참례를 원하는 신자들을 위해 미사 시간을 안내하거나 야외미사를 별도로 마련하는데 그치고 있다.
물론 피서철 주일미사를 궐하지 않고 성실하게 참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교회는 그 편의를 도모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은 기본적인 사목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만 그친다면 그것은 매우 소극적인 대처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한국교회도 여가, 관광, 휴가, 휴식의 참된 의미를 충분히 살릴 수 있는 관광사목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할 때이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휴가와 피서를 즐기는 오늘날 교회는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신자대중들의 요구에 부합하면서도 그더 먹고 즐기는데 그치지 않고 참된 휴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사목 프로그램들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예컨데 각 지역의 성당이나 피서지 인근 성당을 중심으로 하는 가족 캠프라든가 의미있는 성지 순례 프로그램이라든가 교회 안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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