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000 행사에 가서 기도하고 신부님과 면담까지 했답니다. 우울감이 싹 사라지는 것을 느꼈어요.”
평소 스트레스를 줄이고 싶다며 각종 기도회와 피정에 부지런히 참여하는 A씨. 모처럼 밝은 모습으로 성당을 찾아 반가웠다. 그런데 A씨는 그 다음 주가 되자 또 다른 각종 치유미사를 찾아다니며 생활비 절반 이상을 봉헌금으로 내고 있었다.
요컨대 A씨에게는 한순간의 위로와 교과서적인 답변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A씨가 가정과 직장, 본당에서 겪는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는 계속 수박겉핥기식으로 어려움을 해결하러 다니며 시간과 돈만 낭비(?)할 지 모를 일이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심리 치료분야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 내에서는 아직까지 삶의 전반과 신앙생활을 아우르는 상담을 이어갈 전문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성직·수도자들도 전문 치료사가 아닌 이상 단순한 위로 이상의 지원을 해주기 어렵다. 게다가 심리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이들에게 단순히 “기도하세요, 기도가 부족해서 그래요”라고만 하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 전문적인 치료 과정 안에서 하느님과 화해하고 올바른 신앙의 길로 나갈 수 있도록 돕는 보다 전문적인 배려가 시급한 현실이다.
현재 교회 내에서는 평신도 전문가들과 몇몇 수도회 등에서 전문 상담을 제공한다. 하지만 각 본당과 지역사회 안에서 서비스를 지속할 전문기관은 턱없이 부족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구가 운영 중인 인천교구 영성생활연구소 부설 종합상담센터 정도가 각 본당 등을 직접 찾아가 연령과 대상별로 다양한 상담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교회의 풍요로운 영성이 현대 심리학 등과 조화돼 실생활과 사목현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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