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살던 집에서 도시계획에 의해 부득이 지금 이곳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서운하고 섭섭한 마음을 접어두고 가까운 효자동성당을 처음으로 나가게 되었다.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 곳이라 조금은 어색했고 조금은 서먹한 채로 미사를 드리고 나오는데 성당 마당에서 봉사자들이 따근한 생강차를 마련해 놓고 나오는 사람들에게 친절히 권하는 것이었다.
모든 신자들이 가는 걸음을 멈추고 생강차를 들고 인사를 나누며 안부를 물으며 여기저기서 웃음꽃을 피우며 추위도 잊은 채 어느새 성당 마당에는 따뜻함이 가득해졌다.
미사를 마치신 신부님 수녀님도 차를 마시며 교우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건강을 물으시고, 노인들에게는 각별히 더 친절히 대하시는 모습을 보고 처음 나가서 서먹서먹하던 내 마음이 어느새 오래된 이웃 같은 다정함을 느꼈다.
미사를 마치자마자 바쁜 걸음으로 성당을 빠져나가는 것보다 잠깐이나마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인사를 나누는 효자동성당 첫 인상이 나를 포근하게 받아주는 것 같았다.
바쁜 만큼 인정도 인색해지는 요즘 미사 후 따뜻한 차를 준비해 화목을 다지는 효자동성당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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