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일이 공연히 되는 것이 없고 인과법칙에 좌우되는 것을 생애를 통해서 절감했다.
여야가 갈라져서 싸우고 따라서 관민이 이간되어 거국적으로 노동자가 파업을 하고 있으니 그냥 묵묵히 보고만 있을 수 없는 현실이다.
아전인수와 이기주의로 가득 차서 이 꼴이 되었으니 한 쪽이 양보를 하면 될 터이다.
선조들은 보다 궁핍하게 지내면서도 물 한 그릇도 서로 먼저 마시라고 권해서 서로 믿고 살아온 데 반하여 오늘 우리 현실은 소득 증대로 모두가 풍족해 이런 따뜻한 정이 사라져 버렸다.
아브라함과 롯의 목자들이 분쟁을 할 때 『네가 왼쪽을 차지하면 나는 오른쪽을 가지겠고, 네가 오른쪽을 원하면 왼쪽을 택하겠다』(창세기 13, 9)는 성서의 말처럼 아브라함은 양보하여 믿음의 성조가 되고 룻은 풍요한 목장을 택했으나 결국은 소돔과 고모라가 불바다가 된 것은 하나의 교훈이다.
그런데 여당은 다수의 힘을 믿고 안건을 날치기 통과시켜 땅벌을 쑤셔놓듯이 하여 거국적으로 일손을 놓게 했으니 고약한 일이다.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어느 나라든지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망하고, 어느 동네나 집안도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지탱하지 못한다』(마태 12, 25)고 경고하셨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하느님께 십자가의 못을 박는 자의 용서까지 빌었다.
6·25의 동족상잔으로 인해 우리의 국토는 초토화되고 모든 것이 사라져 버렸다. 반면에 일본은 어부지리로 페허를 딛고 오늘의 부국으로 평화롭게 사는 데 반하여 왜 우리는 아직도 한 겨레가 총구를 맞댄 채 대치하고 있어야 하는가. 관민, 여야, 노사분규가 지속되어 나라의 적자는「고슴도치 오이 걸머지듯」했는데 그래도 싸워야 하는지 묻고 싶다.
새해를 맞아 지난 달력을 버리고 새 달력을 걸고 새 옷을 입었으면 이기주의를 버리고 이타주의로 새 마음을 가져야 될 것이다.
천국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이기주의로 살지 않고 이타주의로 사는 것이 곧 천국인 것이다. 다시 말해 벽이 갈라지면 집이 무너지고 부부가 이혼하면 가정이 파괴되듯 나라가 계속 이렇게 나간다면 이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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